올 2분기 대미 관세 약 4.6조원…"증가율 가장 빨라" 지적

2분기 33억 달러…세계 6위 증가율은 최대…47배 이상↑

2025-09-21     박두식 기자
▲ 대화 나누는 이재명 대통령-트럼프 대통령. /뉴시스

올 2분기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 수출품에 부과한 관세가 33억 달러(약 4조6000억원)로 나타났다. 세계 6위 수준이지만 증가속도는 가장 빠르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1일 올 2분기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을 대상으로 미 ITC(국제무역위원회)의 관세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ITC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우리나라의 대미수출 관세액은 총 33억 달러로, 중국 259억3000만 달러, 멕시코 55억2000만 달러, 일본 47억8000만 달러, 독일 35억7000만 달러, 베트남 33억4000만 달러에 이어 6위로 집계됐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인 지난해 4분기 관세액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관세 증가액은 32억3000만 달러로 중국 141억8000만 달러, 멕시코 52억1000만 달러, 일본 42억 달러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를 증가율로 환산하면 우리나라는 4614%(47.1배) 증가해 10개국 중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캐나다는 1850%(19.5배), 멕시코는 1681%(17.8배), 일본은 724%(8.2배), 독일은 526%(6.3배), 대만은 377%(4.8배)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1분기까지도 한미 FTA가 적용돼 관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나, 2분기 들어 보편관세 10%, 자동차 및 부품,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관세가 적용되며 증가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경우 관세 증가액은 가장 크지만 바이든 정부 때에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전지 등의 품목에 고율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관세 증가율 면에서는 1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미 수출 관세액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19억 달러로 전체 관세액의 57.5%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완성차, 5월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의 품목관세가 부과된 영향이 컸다.

기계와 전기·전자 품목의 경우 상호관세 적용과 함께 제품에 함유된 철강과 알루미늄의 파생상품 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철강과 알루미늄 품목은 3월에 25%, 6월에 50%의 품목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2분기 관세부과액을 수출액으로 나눈 실효 관세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수출액 328억6000만 달러, 관세부과액 33억 달러로 10.0%다. 이는 중국 39.5%, 일본 12.5%에 이어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중 3위로 높은 수준이다.

상의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과 입법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미 타결된 한미 관세합의를 조속히 적용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낮추고 반도체, 의약품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품목의 관세에 대해서도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 전략산업과 주력 수출품목에 대해 국내 생산량에 따라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하고, 직접보조금 지급 및 제조AI 육성 등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