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는 관세 낮춰 달리는데…관세 부담 분기당 ‘2조’ 현대·기아 발목

美,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 3분기 내내 25% 관세 부담 지속 현대차·기아, 최소 2조 손실 우려

2025-09-16     뉴시스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뉴시스

현대차·기아가 미국 관세 영향으로 올 3분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조짐이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가 늦어지면서 25% 관세를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재고 물량을 활용했던 2분기보다 3분기 관세 부담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이날 현재까지 25%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미(對美) 투자 펀드 관련 협상이 길어지면서,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 관세 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이달 말까지 관세 인하에 나서지 않으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3분기 내내 25%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 경우 현대차·기아의 3분기 관세 부담액은 2조원 이상일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유지하면 현대차·기아의 연간 관세 부담액은 10조원 안팎이란 추정이 나온다.

실제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으로 현대차·기아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관세 부담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규모는 각각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이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2분기 미국 내 재고 물량을 활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영업이익 감소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미국 내 재고 물량을 소진한 상태에서 25% 관세를 고스란히 부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올해 본격 가동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올 상반기 가동률은 72.6%에 그쳤다. 가동률 100%를 달성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올 3분기 미국의 25% 관세를 고스란히 회사 차원에서 부담하면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사상 최대 판매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는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가격 인상 전에 수요가 몰리는 일시적 현상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25% 관세가 계속 유지될 경우 현대차·기아가 올 4분기 이후 미국 자동차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분기당 2조원 이상의 관세 부담을 감안해 어쩔 수 없이 관세 부담의 일부를 자동차 가격에 반영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향후 15%로 관세율 인하가 이뤄지는 만큼, 현대차·기아가 자동차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15%로 관세가 낮아져야 가능한 것으로 아직까지 관세율 인하 조짐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