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여론 반영”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10억 없던일로
15일 당정협의서 대주주 기준 강화 철회 의사 “자본시장 활성화 국민 열망, 당 입장 종합적 고려” 李대통령도 앞서 “고집할 필요 없다” 철회 시사
정부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려던 세제개편을 철회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지난 7월 세재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과세 정상화와 자본시장 활성화 필요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자본시장 활성화와 생산적 금융을 통해서 기업과 국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대주주 범위 조정 여부에 대해 시장의 의견을 종합 청취하고 국회와 긴밀히 논의해 온 결과, 대주주 범위를 현행과 같이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조치 외에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 펀드를 조성하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지원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들을 지속 추진하고,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에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정 주식을 5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주로 보고 매각 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부과하던 것을, 앞으로는 10억원 이상만 보유해도 세금을 물린다는 뜻이다.
지난 2023년 윤석열 정부가 완화했던 조치를 문재인 정부 때 수준으로 환원하는 조치였다.
하지만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동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구호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이유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강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였고, 주식 양도세 과세 강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도 나왔다.
결국 정부와 청와대도 현행 제도 유지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주식시장은 심리로 움직인다. 주식시장 활성화가 그로 인해 장애를 받을 정도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철회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양도세 기준 50억원 유지로 인한) 세수 결손은 2000억∼3000억원 정도이고, 야당도 굳이 요구하고 여당도 놔두면 좋겠다는 의견인 것으로 봐서는 굳이 50억원 기준을 10억원으로 반드시 내려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