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사별한 청년 한부모가구 중 78% 여성 가구주…양육·생계 부담

통계청, 청년 한부모가구 사회·경제적 특성 분석 한부모가구 비중, 2020년 6.7%→2023년 7.6%

2025-09-11     이광수 기자
▲ 청년 한부모 가족 현황. /뉴시스

배우자와의 이혼·사별 등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청년 부모(가구주) 10명 중 8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가피하게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될 때조차 양육과 생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청년 한부모가구 비중은 최근 3년 새 꾸준히 늘었지만, 이들 가구의 취업률·소득·주택 소유율은 모두 양부모가구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청년(20∼39세) 한부모가구 사회·경제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녀가 있는 청년 가구는 총 106만4839가구로, 이 가운데 한부모가구는 8만1452가구(7.6%)였다.

여기서 ‘한부모가구’는 청년 부모 중 한 명이 자녀와 함께 살고, 다른 한 명은 사망·이혼 또는 미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한부모가구 비중은 2020년 6.7%에서 3년 새 0.9%포인트(p)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2020년 6.7% ▲2021년 7.1% ▲2022년 7.4% ▲2023년 7.6%로 연평균 0.3%p씩 증가했다.

특히 청년 한부모가구의 가구주 중 여성 비율이 78.2%에 달했다. 남성 비율은 21.8%에 그쳤다. 반면 양부모가구의 가구주 성별은 남성이 73.9%를 차지했다.

청년 한부모가구 중 ‘모(母)와 자녀’만으로 구성된 가구가 66.9%로 가장 많고, ‘부(父)와 자녀’만으로 이뤄진 가구는 16.9%에 불과했다.

이혼·사별 등으로 불가피하게 아이를 홀로 키우게 됐을 때, 사회적으로 그 양육과 생계 부담이 대부분 여성에게 지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유(有)자녀 청년가구 중 가구주가 여성인 경우, 한부모가구 비중은 남성보다 모든 연령구간에서 높았다.

20대 초반(20~24세) 가구주 중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 비율은 42.4%로 남성(7.2%)보다 6배 이상 높았다. 20대 후반(25~29세)에서도 여성 28.8%, 남성 4.6%로 격차가 뚜렷했다. 30대 초반과 30대 후반에서도 여성이 각각 15.8%p, 17.3%p 더 많았다.

한부모가구 가구주와 양부모가구 가구주의 경제 여건 격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가구 가구주의 등록취업률은 65.0%로 양부모가구(86.9%)보다 22%p 가까이 낮았다.

또 상시임금근로 연간 중위소득은 한부모가구 2733만원으로 양부모가구(5197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택소유율 역시 한부모가구는 24.0%에 그쳐 양부모가구(47.7%) 대비 크게 낮았다.

주거형태를 보면 청년 한부모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중은 54.7%, 단독주택 24.6%, 연립·다세대주택 15.2%였다. 반면 양부모가구는 아파트 거주 비중이 81.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2023년 청년 한부모가구의 평균 자녀수는 1.44명으로, 2020년 1.46명에 비해 0.02명이 감소했다. 청년 한부모가구의 자녀수별 비중은 ‘1명’이 63.1%, ‘2명’이 30.7%였다. 또 청년 한부모가구의 평균 자녀수(1.44명)는 양부모가구(1.52명)보다 0.08명 적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 한부모가구는 여성이 가구주인 경우가 대다수이고, 소득·주택 등 경제적 여건에서도 열악한 특징을 보였다”며 “이번 분석이 청년 한부모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