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조류, 수돗물 냄새 민원 야기
대부분 정수장 고도처리시설 갖추지 않아
깨끗한 물로 익히 알려진 북한강에 조류(藻類)가 과다 번식, 남양주·양평군 일대에서 수돗물 냄새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지역 대부분의 정수장이 고도처리시설을 갖추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 높은 기온 등 기후변화로 인해 11월 초부터 북한강 수계에 조류가 이상 번식, 11월 23일부터 12월 7일까지 팔당 취수장에서 냄새 원인 물질인 지오스민(Geosmin) 농도가 45∼270ppt까지 높게 검출됐다.
11월 14일부터 경기도 남양주시와 앙평군 지역에서 수돗물 냄새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된 이후 11월 14일부터 12월 6일까지 북한강 수계에서 용수공급을 받는 수도권에서 1586건의 수돗물 냄새민원이 산발적으로 발생됐으나, 11월 28일 이후부터는 점차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강 수계에 동절기에 조류가 이상 증식한 것은 예년에는 발생되지 않았던 특이한 현상이다. 과거 팔당호 지역의 지오스민 발생현황을 보면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일시적으로 발생됐으나, 이번처럼 동절기에 집중적으로 발생된 것은 처음이다.
환경부는 동절기에 조류가 과다 발생된 것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 강수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는 수돗물 냄새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수력원자력(주) 등과 긴밀히 협조해 북한강 수계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조류발생에 따른 정수처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11월 28일부터 북한강과 남한강 상류댐 방류량을 늘리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정수장에서 지오스민 등 냄새물질을 원활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하나, 현재 수도권 37개 정수장 중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한 정수장은 2개소(영등포, 시흥)에 불과해 현재 냄새 제거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 최종원 수도정책과장은 "앞으로 댐 방류량 증가, 지속적인 모니터링, 기관간 공조체계 유지로 조류 발생상황을 관리하는 한편 정수장 운영기관이 염소투입 변경, 분말 활성탄 투입 등을 통해 수돗물 냄새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도록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확대하여 조류 발생으로 인한 냄새문제를 근원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오스민은 남조류(藍藻類)의 일종인 아나베나(Anabeana)의 대사과정에서 발생되는데, 수돗물에 흙냄새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이다. 지오스민은 인체 위해성은 없으며, 100℃에서 3분 정도 끓이면 쉽게 제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