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돌아오자 PA간호사 '원래 부서 복귀' 토사구팽 비판

서울대병원, 진료지원 간호인력 일부 복귀 삼성서울병원, PA간호사 15% 원래 부서로 서울아산병원, 10월말 상당수 복귀 가능성

2025-09-10     박두식 기자
▲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빅5' 병원들이 전공의들이 돌아오자 이들의 업무를 대신해 온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을 원래 부서로 복귀 시키거나 조만간 전환 배치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PA간호사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 현장에 대신 투입되는 등 의료공백을 메워왔으나, 의정갈등이 일단락 되자 '토사구팽'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진료지원 간호인력을 원래 소속으로 복귀시켰고, 서울아산병원도 이르면 10월 PA간호사를 원래 담당 업무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PA간호사는 의사의 지도와 감독 아래 환자 진료, 처치 보조, 수술 중 보조 등 다양한 의료 행위를 수행하는 간호사를 의미한다. 의정갈등으로 현장을 비운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대거 채용됐거나 전환 배치된 간호사다. 지난해 9월 간호법 제정으로 제도화 됐고, 의정갈등 이후 '빅5' 등 주요 병원들은 PA 간호사의 채용을 늘리거나 기존 간호사를 PA간호사로 전환배치했다.

PA간호사들은 전공의 복귀 이후 전공의들과의 역할 중복 등 업무분담 문제, 기존 부서로 복귀해야 하는 문제 등 고용 불안을 호소해왔다.

'빅5'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전공의 복귀 당일인 지난 1일부터 일부 진료지원 간호 인력을 간호부 소속으로 복귀시켰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정갈등으로 한시적으로 뽑았던 진료지원 간호사 일부가 지난 1일부터 원래 있던 간호부 소속으로 복귀했다"며 "나머지 일부 간호사들은 진료지원팀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PA간호사 인력은 160여명 수준으로 정확한 복귀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도 최근 처치, 수술 전담간호사 중 15%를 원래 업무로 복귀시켰다. 이들은 의정갈등 당시 인턴과 레지던트의 일부 업무를 맡아왔던 간호사들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처지와 수술을 담당했던 전담간호사 가운데 15% 가량을 원래 업무로 복귀시켰다"며 "임상 전담간호사는 현재 진료과별로 복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의 PA간호사는 300여명 이상이다. 이 병원은 이번에 복귀하지 않은 나머지 전담간호사 등에 대한 전체 복귀 규모와 시점을 이달 중 확정한다는 게획이다.   

 서울아산병원도 오는 10월 말 PA간호사를 원래 근무했던 곳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상당수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복귀 규모는 현재 논의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한시적 전문지원 인력(PA간호사)를 운영하라는 지침이 있었고 이에 따라 개인 의사결정에 따라 자원 신청을 받아 운영했다"며 "이번에 전공의들 복귀로 전문지원 인력에 대한 진료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의 PA간호사는 200여명으로 이번에 복귀한 전공의 수(400여명)의 절반에 달한다. 전체 간호사는 3700여명 수준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복귀한 만큼 그동안 밀려 있던 수술을 받고 중증병상을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입원이나 수술 등 중증환자들의 진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소속 부서로 순차적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간호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빅5' 병원의 한 간호사는 "의정사태가 있던 1년 6개월간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모두 없애 버리려 하고 있다"며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토사구팽'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병원측은 대형병원 병상 구조조정으로 줄어든 병상을 정상화해 중증환자 등의 수술을 하기 위한 것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빅5 병원들은 정부의 대형병원 병상 구조조정에 따라 병상을 15% 가량 줄인 바 있다. 

한편 '빅5' 병원 가운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세브란스는 PA간호사 전환 배치 등 인력 이동 등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PA간호사 인력 이동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상당수 전공의들이  돌아왔지만 수련환경 개선으로 예전 같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들이 얼마나 역할을 할지 우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 관계자도 "PA간호사의 기존 부서 복귀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