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석 대책 내놓는다…농축산물 물가 13개월만 최대 상승

정부 “안정적이던 쌀값 뛰자 축산물 가격 기저효과” 부처 합동 추석성수품·유통구조개선 대책 마련

2025-09-02     박두식 기자
▲ 서울의 한 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집중호우·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불안, 산지 재고 부족에 따른 쌀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가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추석성수품대책 추진, 유통구조개선 대책 마련 등으로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 농축산물은 전년동월대비 4.4%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상승폭은 지난해 7월 6.2% 상승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번 지수가 높게 나타난 것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 부족에 따른 쌀 가격 상승과 함께 축산물의 전년 기저효과 및 국제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쌀은 햅쌀 출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충분한 원료를 확보하지 못한 산지 유통업체의 원료벼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정부양곡 3만t을 대여 방식으로 산지유통업체에 공급 중이며 9월말까지 쌀로 가공하여 전량 시중에 방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형 유통업계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 부담 완화도 병행하고 있다.

축산물은 한우의 전년 기저효과, 돼지고기 국제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7.1%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한우 공급량을 확대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자조금 및 주요 유통업체 등과 협업해 한우·한돈 할인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수요 분산을 위해 현재 할당관세 적용을 받는 가공식품 원료육(1만t)의 조기 도입을 독려해 10월말까지 80% 이상을 도입할 예정이다.

계란은 소비 증가 및 산지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계란 가격 및 수급 안정을 위해 양계농협을 통한 계란 공급을 확대하고 대형마트, 계란 생산·유통단체 등과 협업해 할인행사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가공식품은 커피, 코코아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인건비 등 경영비 부담에 더해져 전년동월대비 4.2% 상승했지만 전월대비는 0.2% 상승에 그쳤다.

최근 팜유, 설탕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의 추가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식 부문은 원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 배달앱 수수료 등 복합적 요인으로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했으나 전월대비 추가 상승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가공업체와 외식업체 부담 완화를 위해 수입 원재료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한다. 국산 농산물 원료구매자금으로 추가경정예산 포함 1256억원을, 외식업체 식재료구매자금은 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공·유통업체와 함께 추석 성수품 등 주요 소비 품목에 대한 할인행사를 비롯해 공공배달앱 할인쿠폰 지급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완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일부 품목의 공급 불안에도 불구하고 원예농산물의 경우는 정부 가용물량 공급, 품목별 생육관리 등을 통해 안정세를 유지했다.

여름철 폭염과 폭우로 인해 수급 불안을 겪는 원예농산물은 현재까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배추는 8월 하순 출하량이 일부 감소했지만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보한 정부 가용물량(3만5500t)을 시장에 공급함해 안정적 가격을 유지 중이다. 추석 성수기 출하면적도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함에 따라 향후 공급 여건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 당근, 양배추 등은 생산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고, 애호박·청양고추 등 시설채소도 일조량이 충분하고 생육도 양호해 안정적 공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일류 중 사과, 배는 폭염에 따른 생육지연으로 출하가 늦춰졌으나 과실 크기 증가 등 생육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추석 성수기 출하량은 늦은 추석에 맞춘 농가의 출하 의향도 높아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농축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주요 품목별로 수급 상황 및 리스크 요인을 상시 점검한다. 추석 명절에 대비해 농축산물 성수품 공급대책과 대규모 할인지원 방안을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