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손상환자 8만여명…자해·자살 비율 10년새 3.6배 늘어
질병청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 공개 의료 공백에 환자 감소…입원·사망은 증가 추락·낙상 다수…청소년은 자해·자살 심각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가 8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자해·자살 환자 비율은 10년새 3.6배나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28일 2024년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 현황과 특성에 대한 조사결과를 담은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를 발표했다.
23개 참여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총 8만6633명, 입원환자 2만493명, 사망자 2229명이다.
손상환자는 2023년 20만3285건 대비 42.6% 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입원 분율과 사망 분율은 각각 7.6%포인트(p) 증가한 23.7%, 1.4%p 증가한 2.6%였다.
질병청은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응급실 이용이 제한되면서 경증 환자들의 방문이 줄어든 대신 입원이나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환자들이 주로 응급실을 이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손상환자는 남자(56.5%)가 여자(43.5%)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19.3%, 60대 13.4%, 50대 12.6%, 40대 9.5%, 30대 9.2%, 20대 11.1%, 10대 8.7%, 10세 미만 16.3% 등이다. 2006년 조사 이래 연령별로 70대 환자가 가장 많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상 발생 기전으로는 추락·낙상이 40%로 가장 많았고 둔상 15.2%, 운수사고 15.1% 순이다. 특히 음주상태에서는 추락·낙상이 42.7%, 중독 19.8%, 둔상 16.4%, 질식 0.9% 순으로 발생 비율이 더 높았다.
자해·자살, 폭력·타살 등 의도적 손상 비율은 11.1%이며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비음주 상태에서는 7.9%이지만 음주 상태에서는 38.6%에 달했다.
자해·자살 환자는 8%로 10년 전인 2014년 2.2%에 비해 3.6배 증가했다.같은 기간 연령별로 보면 10대는 9.2%에서 16.9%, 20대는 17.5%에서 22.5%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해·자살 시도 이유로는 45.6%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였다. 자해·자살 시도는 84.1%가 집에서 이뤄졌고 시도 방법으로는 67.4%가 중독이었다.
질병청은 "청장년층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의 자살예방 정책이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운수사고 중에서는 70세 이상 고령 비율이 2014년 8.3%에서 2024년 17.4%로 2.1배 증가한 반면 10대 이하는 21.7%에서 13.9%로 1.6배 감소했다. 이동수단별로는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포함한 '기타, 미상 육상 운송수단' 비율이 2014년 0.4%에서 2024년 5%로 12.5배 급증했다. 자전거 헬멧 착용률은 16.2%에 그쳤다.
한편 2024년부터 확대·추가된 소아청소년 손상 분석결과에 따르면 0~18세 손상환자는 2만963명이며 3~6세 24%, 1~2세 22.9% 등으로 다수였다.
연령별 손상 주요 특징을 보면 1세 미만은 추락, 1~2세는 차량, 3~6세는 건물 및 부속물, 7~12세는 자전거 사고, 13~18세는 오토바이 사고 등이 있었다. 특히 13~18세는 중독 손상 중 85.8%, 낙상 중 44.3%가 자해·자살 목적이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청소년기 자해·자살 증가와 가정·생활공간에서의 손상위험 등 심각한 사회·의료적 과제를 담고 있다"며 "13~18세에서 나타난 자살 목적의 중독 손상은 청소년에 대한 정신건강 지원과 가정 내 약물 안전관리의 시급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의 원인과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손상예방 정책과 교육 자료를 개발·보급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