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상정…여야 필리버스터 대치

국힘 곽규택 첫 주자로 나서 “기업 경영 안정·자율성 침해” 민주 오기형 “지배구조 개혁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25일 오전 필리버스터 종결 후 與 주도로 통과 전망

2025-08-24     이광수 기자
▲ 2차 상법 개정안 반대토론 시작, 퇴장하는 민주당. /뉴시스

국회는 24일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의 내용을 담은 2차 상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상법 개정이 기업의 경영 안정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국회는 이날 오전 열린 본회의에서 2차 상법 개정안을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 반대하면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토론 첫 주자로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인 곽규택 의원이 나섰다. 그는 9시 40분께 토론을 시작해 약 2시간 40분 동안 2차 상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호소했다.

곽 의원은 “이번 2차 상법 개정안은 외관상으로는 소수 주주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되지만, 실제로는 우리 경제를 이끄는 중심축인 기업들의 경영 안정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상 기업뿐 아니라 결국 기업 구성원인 근로자와 수많은 협력업체, 그 가족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법안 개정 절차와 내용, 개정 여부 등 전 과정에서 사회적 공론화와 심도 있는 충실한 논의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이 찬성 토론 첫 주자로 12시 25분께 마이크를 잡았다.

오 의원은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고, 이를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되는 회사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경영진들이 배후를 조종하는 특정 지배주주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일반 주주의 이익도 주주 평등 원칙에 따라 일률적으로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며 “실제 주주 중심의 경영 내지는 책임지는 경영으로 가야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들과 냉소가 신뢰로 바뀐다”고 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년도 한국 경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이 보고서는) 재벌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며 “대기업집단으로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은 다양한 문제점을 유발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곽 의원이 발언을 시작한 직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고, 이에 따라 24시간 뒤인 25일 오전 종결 표결이 진행된다. 이후 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이어지면서 통과 수순을 밟게 된다.

이번에 상정된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의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6월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보완 조치이기도 하다. 1차 상법 개정안에는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의결권을 합산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