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돌봄공백' 부모 25% "아이 맡길 곳 없다"

복지부, 돌봄 이용 수요 설문조사 결과 발표 돌봄공백 오후 4~7시 많고 밤에도 일부 있어 야간 돌봄공백시 62% '친척·이웃에게 부탁'

2025-08-24     박두식 기자
▲ 진주시 우리마을 아이돌봄센터. /뉴시스

아동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모 중 4분의 1은 야간에 긴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히 없다는 설문조가 결과가 나왔다. 이에 야간 긴급 상황에 대비한 공적돌봄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초등 방과 후 마을돌봄시설 오후 8시 이후 연장돌봄 이용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방과 후 마음돌봄시설(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을 이용 중인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2만5182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방과 후 마을돌봄시설은 통상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된다.

조사 결과 성인 보호자 없이 홀로, 또는 미성년 형제·자매끼리 남아 있는 '돌봄공백' 시간대는 오후 4시~7시가 30.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오후 8시~10시 5.9%, 오후 10시~자정 1.5%, 자정~오전 7시 0.8% 등 시간이 늦을수록 비율이 적었다.

오후 10시 이후 돌봄 공백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부모들에게 묻자 62.6%는 친척이나 이웃에게 부탁하겠다고 답했고 25.1%는 별도의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3분의 2 가량(64.4%)은 야간 긴급상황 발생에 대비해 아동을 맡길 수 있는 공적서비스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야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선호하는 방식으로는 '오후 10시까지 센터 연장 운영'이 41.7%로 가장 선호도가 높았고, 재가방문(아이돌봄서비스) 28%, 친척·이웃 돌봄 강화(24.1%), 자정까지 센터 연장 운영(14.8%)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부모들은 오후 8시 이후까지 상시로 초등 아이들을 맡기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야간 긴급상황에 대비해 오후 8시 이후 언제든 맡길 수 있는 공적 돌봄서비스 체계에 대한 욕구는 높았다. 이 경우 밤 12시 전 귀가 또는 재가방문서비스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오후 10시 이후 돌봄서비스 이용 시 자부담으로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은 5000원~1만원(32.0%), 1~2만원(27.3%), 5000원 이하(21.1%), 2~3만원(12.6%), 3만원 이상(7.1%) 순으로 조사됐다.

오후 10시 이후 돌봄서비스 이용 시 우려되는 사항(복수선택 가능)은 생활습관(55.5%), 귀가 문제(55.1%), 정서발달(45.9%), 이용료 부담(35.7%)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요조사는 지난 7월 발표한 '부산 아파트 화재 아동사망 사건 대응 관계부처 대책'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현재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 중이며, 복지부는 이에 따라 전국 마을돌봄시설 연장돌봄(오후 8시 이후) 시범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상희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야간 긴급상황 또는 늦게까지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아이들 돌봄에 매번 걱정하시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야간 공적돌봄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