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경쟁 본격화…"효과 더 세다" vs "가격 더 싸다"
마운자로, 14일 출시…이르면 21일부터 환자 처방 14일 위고비 공급가 10~40%대 인하…용량 차등 '20만원대' 위고비 등장할듯…경쟁으로 환자부담 낮아
22% 체중감량 효과로 기대를 모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처방될 전망이다. 작년 10월 출시한 비만약 '위고비'와의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마운자로'를 지난 14일 국내에 출시했고, 같은 날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위고비'를 기존보다 10~40%대 할인한 출하가격으로 유통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GLP-1 작용제 계열의 두 약은 높은 감량 효과와 편리한 투여법(주 1회)으로 먼저 출시된 미국·유럽에서 경쟁이 치열한 블록버스터다.
이번 출시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빠르면 오는 21일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릴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의약품 유통업체는 20일부터 마운자로의 유통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약은 주 1회 투여로 GIP 수용체 및 GLP-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하도록 설계된 주사제다.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농도 감소를 통한 혈당 강하, 위 배출 지연을 통한 음식 섭취 감소 및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앞선 72주 투여 임상에서 체중이 최대 22.5% 감소했다. 751명을 대상으로 마운자로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선, 마운자로 투여군의 72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이 20.2%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13.7%) 대비 개선됐다.
마운자로의 출하 가격은 시작용량(최저용량)인 2.5㎎의 4주분이 약 28만원, 주요 유지 용량인 5㎎ 4주분은 37만원 이하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용량의 가격을 낮춰,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시장을 안 뺏기려는 노보 노디스크 역시 저용량에 힘줘 가격을 낮췄다. 이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위고비 출하 가격을 용량별로 차등화해, 기존보다 10~40%대 인하했다.
기존에는 0.25㎎, 0.5㎎, 1.0㎎, 1.7㎎, 2.4㎎ 5가지 용량 모두 똑같이 펜당 약 37만원 수준으로 유통업체에 공급했다. 이번 인하로 5개 용량에 각기 다른 인하율과 가격을 적용했다. 40%대의 가장 높은 할인율은 시작용량인 0.25㎎에 적용했다.
기존 37만원에 약 40%의 인하율을 적용하면 22만원대가 되므로 마운자로 시작용량 공급 가격인 약 28만원보다 저렴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환자가 의료기관·약국에서 구입하는 금액도 저렴한 경우, 20만원대(시작용량)로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는 의료기관·약국의 위고비 판매가는 40~60만원대로 폭 넓게 형성돼 있다.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68주간 매주 1회 비만 환자에게 투여했더니 체중이 평균 1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영업·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노보 노디스크는 강한 영업력을 가진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을 모색 중이다. 릴리는 올해 마운자로 출시에 대비해 마케팅 및 영업부 인력을 보강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위고비를 앞서기 시작한 마운자로와 시장 선점 및 가격 인하를 내세운 위고비와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며 "비만약 처방 환자들의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약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이거나 30 미만이더라도 당뇨·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의 성인 비만환자가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