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여야 의원들 “트럼프 측근에 분절된 관세협상 통합 요청”
여야 13명 의원, 상호관세 발효 앞 美정관계 접촉 “관세·투자·안보 등 망라한 패키지 합의 선호 전달” 美정치권, 온라인플랫폼법·농산물 시장 개방 질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관세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여야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만나 협상이 분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통합된 논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여야 13명 의원으로 구성된 한미의원연맹 방미단은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한 식당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방미단은 지난 20일 워싱턴DC에 도착해 이날까지 총 10명의 미 연방의회 의원들을 접촉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상원의원도 포함됐다.
또한 이날 만난 브루스 웨스터먼(공화·아칸소) 하원의원은 오후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라며, 방미 의원단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방미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 의원들과 만남에서 한미 통상협상의 조기 타결과 정상회담 조율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통상협상이 분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협상 주요 창구가 통상교섭본부인데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재무부, 국무부, 국방부 등 각부처에서 개별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간에 굿딜이 되도록 통합협상으로 전환해줘야 한다는 부분을 저희가 의원들에게 얘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했다”며 “협상 의제가 관세와 비관세장벽, 추가투자, 조선, 에너지, 안보 등 망라돼 있는데 이를 묶어서 패키지 합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우리정부는 여러 사안을 망라한 패키지 협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번에 왔을 때 미 국무장관을 만나 ‘통합적인 패키지들로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빨리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 입장을 얘기했다”며 “정부 입장은 계속 그런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측에서는 한국이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단장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미 의원들은 대체로 우리 얘기를 긍정적으로 들었지만 구체적 사안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많은 우려가 있었고,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뭔가 구체적인 것을 내놓아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도 있었다”며 “예컨대 해커티 의원의 경우 우리가 (대미)시설투자를 위해 갖고오는 것에 대해 또 관세를 내면 어떻게하냐고 얘기하자, 미국 내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대체해주는게 있어야되지 않느냐고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방미단은 내일도 트럼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한미 조선협력을 강조하는 토드 영(공화·인디애나) 상원의원 등을 만나 지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계 최초 상원의원인 앤디 김(민주·뉴저지) 상원의원,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 케빈 김 부차관보 등과도 면담한다. 이후에는 조지아주 현대차공장을 방문하고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만난다.
한미의원연맹은 국회의원 168명이 소속된 초당적 성격의 사단법인이며, 구성원들이 함께 미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미에는 서영교·소병훈·김영배·이정헌·김남희 민주당 의원과 이헌승·송석준·조정훈·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