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구속에 지지자들 울음·욕설…격앙 속 새벽 해산

서울중앙지법·구치소 인근 밤샘 항의 "나라 망했다" 망연자실…과격 충돌 없어

2025-07-10     박두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량이 9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뉴시스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취소 4개월 만에 재구속되자 법원과 구치소 인근에 모인 지지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고성과 욕설이 이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 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7분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2시22분부터 약 6시간40분 간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속 여부를 기다렸다.

구속 결정 직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대기하던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지지자 100~200명은 현장에 주저앉거나 고개를 떨구는 등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XXX야!", "이 빨갱이들아!", "이게 나라냐!" 등 강도 높은 욕설과 고성을 내뱉었다. "지옥에 가라", "천벌 받아야 한다"는 격한 구호도 터져 나왔다.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 있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울부짖는 소리와 펜스를 걷어차는 행위가 이어졌다. 일부는 생수병을 던지거나, 이재명 대통령 얼굴이 인쇄된 펼침막을 주먹으로 내려치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는 한동안 격앙됐지만 지난 1월 서부지법 난동 사태처럼 법원 진입 시도나 경찰과의 직접 충돌은 없었다. 당시에는 지지자 수십 명이 철제 펜스를 넘어 법원으로 진입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물리적 혼란이 발생했으나 이번엔 다중 충돌 없이 1시간여 만에 시위대가 자연스럽게 해산했다.

집회 사회자는 "오늘은 흥분하지 마십시오", "경찰에 손대면 다 잡혀갑니다"는 등의 발언으로 수차례 자제를 당부했다.

경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기동대 30여개 부대, 2000여명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증원해 45개 부대, 27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예고한 바 있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와 자유대한국민연대는 전날 낮 12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날 오후 7시4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현장에는 2000여명이 모였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