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새 정부 부동산 정책 우려…토허제 추가 지정할 때 아냐"
"통화량 조절해야 집값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어" "토허제는 상당한 폭등 이뤄질 때 구사…지금은 아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과 추가경정(추경) 집행에 대해 "경기 살리기라는 명목 하에 통화량을 시중에 공급하면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해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가격은 정확히 돈의 공급에 비례한다. 새 정부가 주택 가격 안정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시중에 풀리는 통화량을 조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까지가 있어야 부동산 가격을 확실하게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내년 5선 서울시장 도전에 대해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그것을 완성시키고 싶은 욕구도 당연히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서울시민들의 평가다. 특히 주택부문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통합기획을 거론하며 "제가 다시 서울시로 돌아오기 전 10년 동안 주택 공급은 암흑기였다. 주거공급을 되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게 지난 4년"이라면서 "제가 주거 공급에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평가가 전제가 된다면 그것이 (시장 재임기에)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가능성에 대해 오 시장은 "가격 상승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토허제 발표는 상당한 폭등이 이뤄질 때 구사하는 것"이라며 "그 점에서 지금은 토허제를 추가로 구사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 점에 대해서 국토부도 공감대가 있는 걸로 저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번 빈·밀라노 출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으로 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꼽았다.
그는 "공급형태를 가족 구성원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탄력적으로 추가 임대하는 방안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였다"며 "또 어르신돌봄시설 옆에 어린이집을 배치하면서 자연스럽게 공존의 가치를 구현하는 모습은 우리가 꼭 벤치마킹해야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밀라노의 포트라누오바 지구에 있는 세계 최초의 수직정원 아파트도 둘러본 오 시장은 "서울에도 수직정원 건물 한두개 정도 있으면 좋겠지만 대표적인 사례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분명 건축비의 1.2~1.5배 정도 더 들기 때문에 보편적인 주거 형태로 보급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밀라노의 시티라이프도 보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건축물의 모습이 되지 않겠나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