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조선대병원 수간호사 부서원 불법도청 의혹…내부 진상조사
수간호사, '녹음 펜'으로 부서원 대화 불법감시 의혹 직장내 괴롭힘 진상 파악 중…노조는 형사고발 검토
광주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조선대학교병원 한 부서에서 직원 감시용 불법 도청을 비롯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나왔다.
29일 조선대병원 등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26일 노무팀 주관 내부 조사위원회를 열어 간호부 소속팀 부서장인 A수간호사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A수간호사는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녹음 기능이 있는 소형 펜을 이용, 부서원인 간호사 간 대화를 무단으로 녹음해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팀 내 간호사들은 'A수간호사가 자신은 출근하지 않은 휴무일이나 휴게 시간에도 몰래 녹음한 것 같다. 부서원 간 대화나 움직임을 감시, 사실상 불법 사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음 중인 펜 등을 촬영한 사진을 조사위에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도청 외에도 A수간호사의 여러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도 접수됐다. 접수된 괴롭힘 신고 내용은 7가지 유형 별 행위로 분류됐다.
당초 피해를 호소하는 간호사들은 보복성 인사에 대한 두려움이나 징계 과정에서의 고충을 고려해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특히 현실적인 업무 여건과 폐쇄적인 조직 문화상,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도 어렵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간호부 차원에서 진상 조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뒤늦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조사위 회의 과정에 참여한 노무사는 'A수간호사의 유형 별 괴롭힘 행위의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신고가 접수된 사안 별로 건건이 조사·징계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피해를 주장하는 간호사들은 '특히 불법 도청은 형사처벌이 불가피한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병원 내 보건의료노조는 A수간호사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반면 A수간호사는 일부 신고 내용 만큼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고 징계 관련 심의 등 절차가 남아있다. 사실관계가 정확히 드러나면 규정과 절차 대로 후속 조치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