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2·3분기 채용계획 5만명↓

고용부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4월~9월 채용계획규모 47만명…9.7%↓ 새 정부 출범 기대에 규모 변동 가능성

2025-06-26     박두식 기자
▲ 경기 침체와 계엄 등의 영향으로 인해 작년 4분기 카페 및 술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지난 2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한 폐업한 카페 매장 앞에 테이블과 의자 등이 쌓여 있다. /뉴시스

국내 기업들이 올해 2분기~3분기 채용계획 규모를 5만명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채용계획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직전 세워진 것으로, 당시 기업들의 불안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탄핵 선고 이후 새 정부 출범 등에 따른 기대는 반영되지 않아 채용규모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도 함께 나온다.

2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인 이상 종사자 사업체의 올해 2분기~3분기(4월~9월) 채용계획인원은 47만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만1000명(-9.7%) 줄어든 수준이다.

이 같은 채용계획 규모는 지난 4월 1일 기준 기업들의 '부족인원(사업체의 정상 경영 등을 위해 지금보다 더 필요한 인원)'에 따라 도출된 것이다.

당시 부족인원은 46만9000명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만2000명(-10.0%) 감소한 수준이다. 인력부족률도 2.5%로 0.2%p 하락했다.

고용부는 조사 시점인 4월 1일이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날짜인 4월 4일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탄핵 정국과 경기 침체 등을 우려한 사업주들의 불안이 반영돼 인력이 더 필요하지 않다고 답하며 채용 규모도 줄였다는 분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업주들은 경기가 좋지 않거나 불투명하면 부족인원을 줄이는 응답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그때(4월 1일)는 정국이 불안정했고 사업주들 입장에서 향후 경기 등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사업주들이 느끼던 감정과 지금 감정은 다를 것"이라며 "탄핵 선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했고 코스피도 3000선을 돌파하는 등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올 9월까지 기업들이 세운 채용계획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올해 1분기 기업들의 '미충원인원'이 감소한 점도 채용 규모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충원인원은 사업체의 적극적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으로, 구인인원에서 채용인원을 뺀 값이다.

1분기 기준 구인인원은 140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1000명(-1.5%) 줄었고 채용인원은 129만4000명으로 9000명(-0.7%) 감소했다.

기업들의 채용계획으로 돌아가 이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9만5000명), 보건사회복지업(6만1000명), 도소매업(5만4000명) 순으로 많게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경영·행정·사무직(6만4000명), 영업·판매직(5만명), 음식서비스직(4만6000명) 순으로 많았다.

규모별로 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체용계획인원이 4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4000명(-11.4%) 줄었다. 300인 이상인 곳은 5만2000명으로 3000명(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날 고용부는 '2025년 5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임금총액(세금공제 전)은 397만1000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2.7%(10만5000원) 증가했다.

물가 등을 반영한 근로자 실질임금도 전년 동월 대비 0.6%(2만1000원) 오른 341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또 4월 기준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65.6시간으로 지난해 4월보다 6.1시간(3.8%) 증가했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월력상 근로일수가 1일 증가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5월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202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다만 채용은 82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1000명(-6.9%) 줄었다. 특히 건설업 채용 감소는 4만6000명(-15.3%)에 달한다. 건설업 고용 한파가 여전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