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 만든다…서울시, K-건축 지원계획 발표

국제설계공모 혜택강화로 국내 건축가 참여 확대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 신설…해외 홍보 지원

2025-06-24     류효나 기자
▲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 발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서울시가 대한민국 건축가들의 세계무대 진출을 도와 K-건축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주요골자는 ▲국내 프로젝트 참여 기회 확대와 해외 진출 지원 ▲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 신설 ▲혁신건축가 발굴 및 지원 ▲건축가 존중문화 정착 등이다.

오 시장은 “지난 40여일, 여러 건축 작품 현장을 다녔다. 국내 건축가들은 실력이 있지만 이름이 덜 알려지고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충분한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며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선 국제설계 공모 시 국내 건축가 참여 비율을 최대한 확대한다. 최근 국내 대형 프로젝트의 해외건축가 당선이 늘면서 도시의 건축 수준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외국 건축가 선호현상으로 국내 건축가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이다.

설계 공모 보상금을 기존 1억원 이내에서 3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공모에 선정되면 국내외 전시와 홍보, 공공사업 협업 등 다양한 지원도 확대한다.

국내 건축가의 역량과 가능성을 서울시가 직접 나서 전 세계에 홍보한다.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와 2017년 서울에서도 개최된 국제건축가연맹(UIA) 세계건축대회 등 유수 글로벌 행사에서 ‘K-건축 홍보관’을 운영, 국내 건축가들을 알린다.

해외 주요 도시의 건축·문화관련 기관과 연계해 국내 건축가 작품을 국제무대에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양 도시간 문화교류도 확대한다. 현재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 10개국 11개 대사관 및 문화원과 서울비엔날레를 위해 도시건축 분야 문화교류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또 국제적 권위의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을 제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건축 발전을 위해 재단을 신설한다.

도시·건축·경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성·공공성·도시문화 기여 등 국제적 의제가 반영된 국내·외 혁신적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선정 계획이다. 해외 저명 심사위원이 참여하는 체계적인 심사를 실시하며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2027년 첫 수상작을 발표할 계획이다. 수상작은 2년마다 선정한다.

아울러 실력과 창의성 위주의 평가로 신진건축가에게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설계기획(안)으로만 우선 선발하는 ‘2단계 공모’와 ‘디지털 공모 심사’를 확대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심사위원 선정 시스템을 개편한다.

전국 25개 건축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대학생건축과연합회의 파빌리온 전시공간 무료 대관, 서울시장상 수여 등을 비롯해 서울시 정책과 건축을 연계한 참여 프로그램도 늘려 예비건축가의 경험치를 높여준다.

역량 있는 건축가들의 공공사업 참여 기회도 늘린다. 건축상 수상자에게 설계공모 중 공공건축심의를 거쳐 중요도가 높은 사업을 지명공모하고, 공공예식장·서울형 키즈카페 등 시책사업 공공기획 기회도 제공한다.

예산 부족, 설계자 배제 등의 이유로 당초 설계 의도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설계의도 구현 계약’ 대상도 현재 설계비 1억 이상에서 설계비 상관없이 모든 공공건축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공공건축심의시 대가 검증, 착공 신고시 계약서 확인 등 합리적 대가지급이 이뤄지도록 행정절차도 개선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불합리한 제도는 간소화한다. 실명제, 착공·준공식 설계자 초청 등 건축가 존중 문화가 현장에서 자리잡도록 한다. 공공 유휴공간을 건축가용 공유오피스로 제공하는 등 신진건축가의 활동을 지원한다.

정부와 협력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규제 완화를 비롯해 통합심의를 통한 디자인 왜곡 방지, 기간 단축 등 건축가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쳐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 시장은 “경쟁력 갖춘 혁신건축가가 국내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세계무대에서 K-건축의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 주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신진 건축가들이 서울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이 테스트베드이자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