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습으로 긴박해진 국제 정세…금감원, 외화유동성·주식시장 일일점검

중동 정세 악화…환율·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금융당국 긴급회의 개최…금융사도 비상체제 돌입

2025-06-23     뉴시스
▲ 금융위, 중동 사태 관련 유관기관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 /뉴시스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등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외화유동성과 주식·채권시장 동향을 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 확대에 안전자산 선호가 짙어지면서 환율 및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시장 변동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일 외화유동성, 외국인 자금흐름을 점검하고 있다"며 "주식·채권 시장 동향도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4원 오른 1375.0원에 장을 시작했고, 이어 1383억원으로 오르는 등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피도 전일 대비 전일대비 0.87% 내린 2995.55에 거래되며 3000선을 내줬다.

미국의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는 등 중동 정세가 점차 악화하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될수록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글로벌 주요 지표 등 시장 상황을 감시하는 한편, 경영진 비상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주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내부 의사결정 체계도 고도화하는 중이다.

아울러 내·외부 자금 흐름 현황과 조달금리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위기상황에 대비한 비상조달·공급계획도 점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미국의 이란 군사개입에 대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기관투자자 등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새 정부 기대감 등으로 양호한 수급 구조를 보였으나 미국의 군사개입 이후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당국은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갖추고 시장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또 시장의 불확실성을 노린 불공정거래에 대한 면밀한 감시를 유지하고 적발시 무관용으로 엄단하기로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도약은 시장안정이 그 출발점이자 기본"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향후 사태 진행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는 만큼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작은 변동성에도 경각심을 갖고 시장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