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계란값…에그플레이션 지속 우려

전국 평균 특란 30구 7034원…”생산성 하락 탓”

2025-06-09     이광수 기자
▲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며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적어도 올 8월까지는 ‘에그플레이션(계란+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농축산물 안정적 공급을 위한 리스크 요인별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8일 기준 특란 30구는 7034원으로 1년 전(6525원)보다 7.8% 올랐다.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7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계란은 3월 하순부터 산란계의 소모성 질병 발생으로 인해 생산성이 하락해 가격이 상승했지만 6월에는 생산성이 회복돼 일평균 계란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발표한 ‘6월 축산 관측’에 따르면 이달 돼지고기·소고기·계란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농경연은 6월 계란 산지 가격이 특란 10개에 1850∼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9.9∼15.8% 높은 수준이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는 산란계 고령화와 함께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7, 8월 평균 특란 산지 가격도 1750∼1850원으로 예측된다. 여름 비수기 소비가 줄어 이달보단 소폭 하락하겠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는 7% 이상 높은 가격을 보이는 셈이다.

6월 돼지 도매가격은 1㎏당 5900~610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평년 대비 8.9% 높은 수준이다.

농경연은 “도축 마릿수가 줄고, 국내산 가공용 원료육 수급이 부족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올해 상반기 돼지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소고기 역시 공급 감소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2분기 한우 도매가격이 전년보다 5.7~8.6% 오른 1㎏당 1만8000~1만8500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에도 도축 마릿수 감소 영향으로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한우 소비자가격(등심 1등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했지만 평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축산물은 지난해 공급 과잉 및 할인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수급 상황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돼지고기는 환율 상승 등으로 올해 1분기 수입이 감소하면서 도매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이나 하반기에는 국내 공급이 늘어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닭고기는 수입업체가 2~3개월분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어 브라질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국내 수급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소비자 체감물가를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가공식품 원료육(돼지고기)과 제과·제빵용으로 사용되는 계란가공품에 대해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미발생 지역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허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태국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는 한편, 병아리 입식 확대, 종계 생산주령 연장 등 국내산 닭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적극 추진한다.

또한 추경으로 확보한 정부할인지원 예산(총액 2280억원)을 활용해 여름휴가철, 추석 등 농축산물 구매 성수기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시장, 수퍼마켓 등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