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가장, 아내·두 아들 태워 바다로 '돌진'…진술 거부
경찰, 살인 혐의 수사…재조사 범행동기 규명
경찰이 전남 진도 해상에서 일가족이 탄 차량을 바다에 추락시킨 뒤 홀로 탈출한 아버지를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다.
경찰은 이들의 행적과 통신·금융 내역 등을 토대로 동선을 추적하는 한편 아버지가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 등 다방면의 수사를 펼친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3일 가족을 태운 차량을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아버지 A(49)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1시12분께 진도군의 한 항만 선착장에서 아내(49)씨와 두 아들(18·16)이 탑승한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한 뒤 스스로 빠져나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열려 있는 차량 창문 틈으로 홀로 빠져나와 달아난 A씨를 전날 오후 9시께 광주 서구 양동 길가에서 검거했다.
A씨는 검거 직후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중 A씨를 상대로 진술 조사를 다시 시작, 사건 경위를 밝히는데 집중한다.
A씨는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로 이들 가족은 원룸에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형편이 여유롭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통신·금융 내역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에 대해 들여다 본다.
경찰은 A씨가 아내와 두 아들을 미리 제압한 뒤 차량을 바다로 몰아 살해했는지 여부도 조사한다. 숨진 아내와 두 아들의 사체에서 음독 여부 등 정확한 부검도 의뢰할 방침이다. 약독물 반응을 비롯해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기 전 타살 혐의가 있는지도 살핀다.
경찰은 또 폐쇄회로(CC)TV 영상과 통신 기록 등을 살펴 시간대별 행적도 재구성한다. A씨가 가족을 데리고 집을 빠져나와 이동한 행적과 머물렀던 숙소 등 구체적인 행적과 증거 확보에 집중한다.
앞서 해경은 전날 밤 선착장과 약 30m떨어진 수심 3~5m아래 해상에서 A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차량 내부에서는 아내와 두 아들이 숨진 채 발견, 인양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36분께 광주 한 고등학교 교사로부터 작은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목포해경과 공조 수사에 나선 경찰은 행방불명된 작은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형을 비롯한 일가족 실종 사실을 확인했다.
A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북구 원룸 자택을 떠나 목포와 신안을 거쳐 진도에 도착해 지난 1일 자정께 선착장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A씨 가족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 1일 오전 1시12분께 선착장을 지나 바다로 추락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일가족 4명 모두 차량 추락 직전 각자의 휴대전화가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