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차 자영업자의 충격고백···"자영업은 노예 계약"
"자영업을 한다는 건, 몇 억 하늘에 뿌리고 노예 생활 시작하는 겁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영업자가 힘든 거 17년 차 자영업자로 썰 풀어보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09년부터 자영업을 해왔으며, 수많은 동료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자영업의 현실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A씨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으로 '체력'을 꼽았다. 그는 "자영업자는 기본적으로 건장한 성인 2명 몫의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40~50대분들이 대기업에서 퇴직금 받고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체력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인건비를 들여야 하고, 그로 인해 수익은 줄어든다. 체력이 되는 사람은 자기 몸 갉아 먹는 거라 나중에 그 돈만큼 그대로 병원비로 (다시 지출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직장 생활에서 익숙해진 '갑질' 문화도 자영업에 독이 된다고 강조했다.
A씨는 "대기업에선 차장, 부장을 하니 다 밑에 직원들이 하고 대접받는 게 (몸에 배어 있다 보니), 갑에서 을의 위치가 아닌 병, 정의 위치로 내려가는 걸 힘들어한다"며 "화장실 청소, 쓰레기 청소부터 시작해서 그냥 난 이제 노예다 생각하고 해야 하는 게 자영업인데, 다들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전했다.
'사장 마인드'에 대해서도 그는 경계했다. A씨는 "자영업자는 종업원보다 못하다"며 "알바가 펑크 내면 내가 뛰고, 다른 종업원이 일 안 하면 내가 더 해야 한다. 그래야 입에 풀칠하고 산다"고 말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환상도 일축했다. 그는 "전 나름 집도 상가도 있지만 일주일 내내 장사한다"면서 "자영업은 2번 정도 크게 휴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 나중에 망하고 나면 실컷 쉬거나, 하다가 병들어서 실컷 쉬거나"라고 언급했다.
A씨는 장사가 일시적으로 잘되는 순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갑자기 장사가 잘된다? 그건 '데드캣 바운스(급락 후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때 꼬임에 넘어가서 확장한다든지, 차를 바꾼다든지, 명품을 지른다든지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사람들이 자영업을 하는 이유는 착시효과 때문이다. 맛집만 찾아다니니까. 내가 항상 가는 곳은 장사가 잘된다"며 "주변에 자영업 하는데 장사 잘된다는 사람 중 절반은 자존심 때문에 거짓말이고, 나머지 반은 성공한 자영업자만 만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10시간, 주 7일 근무는 기본이고, 알바생은 수시로 그만두며 물건을 슬쩍하는 경우도 있다. 진상 손님이 매일 올 건데, 그런 진상도 매번 아쉬워한다"며 "몇억 하늘에 뿌려서 없어지고 꾸준히 노예로 평생 유지되는 그런 삶이다. 단 부모님 건물에서 하는 건 제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