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위기 처음" 쓰러지는 소상공인들…대선후보 공약은?

소상공인 경영 상황 악화 관련 수치 꾸준히 높아

2025-05-27     박두식 기자
▲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뉴시스

제21대 대통령 선거까지 일주일 남은 가운데 소상공인을 향한 대선 주자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각종 지표로 나타난 소상공인이 처한 어려운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행보다.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정책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 등 갈수록 길어지는 경기 침체에 소상공인 대출과 폐업 관련 수치는 날로 악화되고 있다.

27일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개인 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약 719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보다(704조) 15조원 증가했다. 개인 사업자 대출 연체 금액은 약 1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9조원) 41.93% 늘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 채무 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 누적 신청액은 지난달 말 기준 20조3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0조3143억원) 10조원 넘게 불었다. 새출발기금은 경영 악화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출 및 채무 조정 관련 수치가 증가하면서 문을 닫는 소상공인도 늘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는 607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443억원보다 11.55% 증가한 액수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퇴직금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 1분기 중소벤처기업부의 원스톱 폐업 지원 사업 신청 건수(2만3785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2% 증가했다. 해당 사업의 연간 목표치인 3만건 중 80%에 달한다.

대선후보들은 이 같은 소상공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과 경기 회복에 방점을 둔 공약을 내놓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게시한 대선 후보자 10대 공약 목록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계·소상공인 활력 증진 및 공정경제 실현'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소상공인, 민생이 살아나는 서민경제'를 각각 내세웠다. 온누리상품권 활성화, 전문 은행 설립 등 유사점도 존재했지만 그 외 정책들은 조금씩 달랐다.

이 후보는 코로나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채무 조정부터 탕감까지 종합 방안을 마련하고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금융과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저금리 대환 대출 등 정책자금을 확대하고 키오스크 등 각종 수수료 부담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지역사랑상품권 및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늘리고 상권르네상스 2.0(지역별 대표 상권 및 소규모 골목 상권 육성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밖에 소상공인 내일채움공제 도입으로 목돈 마련 기회를 제공하거나 소상공인·자영업자 육아휴직 수당 확대, 경찰청 연계 안심콜 의무화로 여성 소상공인 안전 강화, 취약 계층 전문 인터넷 은행 추진 등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단(가칭)'을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해 소상공인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소상공인 응급 지원 3대 패키지를 시행해 매출액이 급감한 소상공업인에게 특별 융자를 지원하거나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늘리고 소상공인 새출발 희망프로젝트 지원금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민·소상공인 전문 은행을 설립해 서민 금융 기능을 한군데로 모으고 자영업 금융 플랫폼 통합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서민·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외에도 공과금, 전기료 등과 관련한 저소득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를 위해 바우처 지원,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한 구매 전용 신용카드 발급, 온누리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6조원 증액 등을 제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경우 10대 공약 중 소상공인 관련 직접적인 내용은 찾기 어려웠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새출발기금을 확대 적용해 자영업자 부채를 탕감하고 지역공공은행을 설립해 소상공인 등의 위기를 관리하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