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용자 25만명 이탈…주가 바닥은 어디까지

해킹 사고 이후 주가 8% 하락…경쟁사·알뜰폰 반사수혜 가입자 25만명 이탈…수익성 악화 우려 커져

2025-05-08     이광수 기자
▲ 유심 해킹 관련 대국민 사과하는 최태원 회장. /뉴시스

SK텔레콤이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뒤늦게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투자자 불안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 주가는 약 8% 하락했다. 반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6%, 7% 상승하며 상반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세종텔레콤, 아이비전, 인스코비 등 알뜰폰 관련주들도 반사 수혜 기대감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날 최 회장은 사고 발생 19일 만에 공식 사과에 나섰다. 그는 “사고 이후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고객 피해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이 신속하게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은 현재 진행형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신규 가입 중단 조치와 유심 물량 부족이 겹치면서 SK텔레콤을 떠난 가입자 수는 25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이탈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증권가는 SK텔레콤의 해킹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음 달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심 수급 정상화와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5월 하루 평균 1만5000명, 6월 5000명씩 가입자가 이탈할 경우, SK텔레콤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15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며 “유심 교체 비용(개당 약 4000원)을 기준으로 1000만명 교체 시 약 400억원의 일회성 비용도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음달까지 1000만장 규모의 유심을 확보하고, 이달 중순 소프트웨어 기반 초기화를 시행할 경우 가입자 이탈 추세는 점차 진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과거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을 받아왔지만, 현재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유사한 수준까지 낮아진 반면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PER은 지난달 22일 11.87배에서 8일 기준 9.19배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은 6.02%에서 6.67%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원석 연구원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감안하더라도 5만500원 이하에서는 투자 매력이 존재한다”며 “예상 배당금(3540원) 기준으로 해당 주가(5만500원)에서의 배당수익률은 약 7%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입 해지 시 위약금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이 이를 수용할 경우 가입자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해킹 피해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는 개별 약정 조건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