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 심상치 않다…보리쌀 42년만에 최대폭 상승, 쌀값도↑
4월 보리쌀 가격 43.7% 상승…1983년 이후 최대폭 쌀값 4.5%↑, 9개월만에 반등…찹쌀·현미·혼식곡 등 모두↑ 먹거리 가격 상승에 가계 부담…정부 “필요시 신속 대응”
가공식품, 축산물, 수산물, 외식 등 먹거리와 관련된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월 들어서는 쌀과 보리쌀 등 주요 곡물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켜졌다.
곡물은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가계 생활과 관련이 매우 높다. 최근 이상기후와 재배면적 감축으로 쌀을 비롯한 주요 곡물의 생산량과 가격 변동폭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도 쌀값 폭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일본과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일 통계청의 ‘4월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달 보리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3.7%나 급등했다. 지난 1983년 6월(44.6%) 이후 4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상기후가 보리쌀 가격 급등의 원인이다. 보리쌀은 매년 겨울 파종해서 다음해 5~6월 수확하는데, 이상기후로 인해 2023년 심은 보리의 생산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보리쌀 가격은 지난해 7월(13.6%)부터 9개월간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은 점점 커져 올해 들어서는 1월 37.0%, 2월 40.4%, 3월 41.8%, 4월 43.7%을 기록했다.
4월에는 보리쌀 뿐만 아니라 주요 곡물 가격이 대부분 올랐다.
쌀은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했고, 현미(14.9%), 찹쌀(26.8%), 콩(4.5%), 혼식곡(8.5%)도 가격이 올랐다. 특히 쌀 가격은 지난해 8월(-1.5%)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플러스 전환했다.
지난해 10월 -8.7%에 달했던 하락률은 올해 들어 1월 -5.9%, 2월 -3.3%, 3월 -0.3%으로 점차 축소되더니 4월(4.5%)에는 상승폭이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1%)을 크게 상회했다.
옆 나라 일본이 최근 쌀 가격 급등 사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쌀 재배면적을 감축 중인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쌀이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재배 면적 감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22년 쌀 가격이 크게 하락한 뒤 안정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최근의 가격 상승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쌀 등 곡물 가격이 가계에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커졌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4월 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3% 뛰었다. 수산물은 4.8%, 수산물은 6.4%, 가공식품은 4.1%, 외식은 3.2%씩 가격이 올랐다. 곡물 가격은 8.6%나 올라 다른 품목에 비해서도 상승폭이 더 컸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곡물은 장바구니 물가 뿐만 아니라 외식비나 급식비,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가격·수급 불안이 나타나면 일본처럼 유통 물량이 급감할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민생과 밀접한 주요 품목의 수급·가격 변동과 유통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시 신속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