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잡기냐 베끼기냐' 지방선거 공약 신경전 가열

2014-04-07     박대로 기자

6월 지방선거 공약을 놓고 후보자들간 때 아닌 원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7일 나타났다. 일부 후보자들이 타 후보의 공약을 가리켜 베끼기란 지적을 내놓으면서 신경전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진표·원혜영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경기 북부를 현재 경기도에서 분리한 뒤 '평화통일특별도'로 이름 붙이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김진표 의원은 기자회견장에서 "경기지역 방송사의 토론회장에서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김창호 예비후보의 '평화특별자치도' 구상을 접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탁견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지․수용의사를 밝혔다"며 공약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김창호 후보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을 지낸 김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나는 1년간의 연구와 노력 끝에 내용을 다듬어 지난 1월15일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때 경기북부 평화특별자치도 독립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워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며 "김진표 의원 등은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그 어떤 논의나 의사타진을 해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호박에 검은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는다. 짝퉁은 짝퉁에 불과할 뿐 결코 명품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남에서도 원조 공약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낙연 의원은 6일 보도자료에서 "내가 내놓은 100원 택시 운행 등 교통복지 공약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이에 동참하는 지방선거 후보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급기야 전남지사 출마경합자 주승용 의원까지 나서 7일 국회에서 버스공영제와 100원 택시를 주제로 한 긴급정책토론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며 "상대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 토론회를 연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이낙연 공약이 갖는 파급력이 크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100원 택시 등 공약에 뒤늦게나마 공감하고 토론회를 여는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토론회가 단순한 공약 따라잡기가 아니라 공약에 대한 동의 여부를 밝히고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방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원조 공약을 둘러싼 후보자들의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