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광역단체장 면접 시작…경선룰 신경전 '미묘'
민주당 출신 호남 후보 "당원 배제에 마음 짠해"
새정치민주연합 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직후보신청자 면접이 4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내내 계속된 면접에서는 경기·울산·인천·광주·전남·전북·세종·대전·제주 등 9개 시·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25명의 예비후보가 각각 15분씩 광역단체장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평가받았다.
면접 장소인 국회의원회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면접 시작 시간보다 10~20분 정도 먼저 도착한 예비 후보들은 손을 비비며 긴장감을 표했다. 한 예비후보는 긴장감에 목이 타는 듯 줄곧 물을 마셨다.
예비후보들은 서로 웃으며 악수하고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면서도 함께 앉은 대기석에선 각자 휴대폰만 보는 등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온 한 예비 후보는 "질문이 아주 까다로워", "긴장하고 들어가야 해"라며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후보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인천시장 경선에 나선 문병호 예비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당색인 파란색의 점퍼를 입고 와 '전투복'이라고 소개하며 현장에서 뛰는 후보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예비후보들은 이날 면접에서 각자의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장점을 강조하면서 '준비된 기초단체장'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본선에서의 경쟁력도 강조했다. 질문은 주로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이 주를 이뤘고 농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농업 발전 정책' 등을 주로 물어봤다.
이날 민주당 출신 예비후보들과 새정치연합 출신 예비후보들은 '경선 룰'과 관련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와 호남에서의 경선 룰이 공론조사 50%+여론조사 50%로 가닥을 잡으면서 전 새정치연합 측 후보들은 대체로 '수용'의 입장을 밝힌 반면 전 민주당 측 후보들은 '당원 배제'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예비후보도 "합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당원들의 권리가 배제된 것과 관련해선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낙연 예비후보도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 당원들이 당을 향해 보여준 충정과 의리를 생각할 때 당원 권리가 배제된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광주시장 경선을 앞둔 강운태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 중앙당 원칙을 수용한다"면서도 "다만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투표고 여론조사는 하나의 방편적, 부수적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투표하는 경선 제도를 도입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장현 예비후보는 "광주·호남 지역은 오랫동안 민주당 정서 속에서 함께 해왔다. 광주만 하더라도 110만 중 23만~24만이 민주당 당원이다. 나처럼 새롭게 일을 출발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움이 없지 않다"며 "중앙당의 결정대로 하겠다"고 당원을 배제한 공론조사+여론조사 방식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편 원혜영 예비후보는 "여론조사는 가장 피상적인 방식이고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지금 여론조사가 50%를 차지하는데 이는 국민에게 혁신적인 모습으로 보이지 못할 것 같다"면서 "여론조사 비중을 30%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형 예비후보는 "여론조사는 신뢰도가 담보되지 않는다. 시·도민들이 결과에 공감하겠느냐"며 "순수한 도민들 2000~3000명이 참여하는 공론 배심원제를 통해 축제 분위기 속에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공론조사 100% 안을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5일에도 서울·부산·강원·경남·경북·대구·충남·충북 등 지역들의 광역단체장 공직후보신청자 면접을 실시한다. 이어 오는 10일 전후로 공천심사를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