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홍역 환자 작년보다 2배 증가…66% 해외여행 중 감염

질병청 "올해 국내 홍역환자 35명 발생"

2025-04-10     박두식 기자
▲ 국립인천공항검역소 해외감염병신고센터 관계자가 감염병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홍역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35명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6명 이상은 해외여행 중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홍역 유행 국가로 여행을 갈 경우 출국 전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의료기관은 최근 홍역 유행 국가 여행력이 있는 환자 진료 시 홍역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홍역 환자는 지난 5일까지 총 35명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명)보다 1.9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환자 중 71.4%(25명)는 19세 이상이었으며 65.7%(23명)는 홍역 백신 접종력이 없거나 모르는 경우였다.

해외여행 중 감염돼 국내에 입국 후 확진된 해외 유입 사례는 65.7%(23명)이었다. 이 중 22명은 베트남, 1명은 우즈베키스탄 여행 중에 감염됐다. 이들을 통해 가정, 의료기관에서 추가 전파된 해외 유입 관련 사례가 12명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확진 환자 수는 1만6144명이다. 이 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여행을 가는 동남아시아가 2224명, 서태평양이 1508명이었다. 이에 서태평양지역사무처도 지난 9일 홍역 전파 차단을 위해 예방접종, 감시 강화 등 필요한 조치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국제 여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가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발생이 늘어나면서 당분간 해외 유입에 의한 발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홍역 유행 국가 방문 또는 여행을 계획 중인 경우 반드시 홍역 백신 접종력을 확인하고 접종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에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홍역은 기침, 재채기 등 공기 전파가 가능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감염병으로 감염 시 발열·발진·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난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만큼 생후 12~15개월, 4~6세 등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면역체계가 취약한 1세 미만 영유아는 홍역에 걸리면 폐렴, 중이염, 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홍역 유행 국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문이 불가피하다면 출국 전 홍역 예방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WHO가 인증한 홍역 퇴치국으로 홍역을 검역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있다. 귀국 시 홍역의 주요증상인 발열, 발진이 있다면 입국장의 검역관에게 Q-코드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로 건강 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홍역 환자는 격리 입원 치료를 받거나 전파 가능 기간 자택 격리를 해야 한다. 내국인 또는 국내에서 감염된 경우에 관련 치료비는 정부에서 지원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여행 전 홍역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했는지 확인하고 접종을 완료하지 않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최소 6주 전부터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여행 이후 발열을 동반한 기침, 콧물, 결막염 또는 발진 증상을 보인다면 바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고 의료기관에서도 검사 및 관할 보건소 신고 등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