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물가가 3%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먹거리 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초 3%대에서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9월(1.6%), 10월(1.3%), 11월(1.5%), 12월(1.9%)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 급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1월(2.2%), 2월(2.0%), 3월(2.1%) 3개월 연속 2% 대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먹거리 가격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상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9%, 공업제품은 1.7%, 전기·가스·수도는 3.1%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 하락했다. 배추(49.7%), 무(86.4%), 양파(26.9%) 등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반면 토마토(-19.8%), 사과(-6.0), 파(-18.3%), 감(-26.5%), 파프리카(-13.1%) 등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3.1%와 4.9%씩 상승했다. 돼지고기(6.5%), 김(32.8%), 수입쇠고기(5.6%), 고등어(7.8%) 등의 가격이 전달보다 크게 올랐다. 수산물 물가는 2023년 8월(6.0%)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해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커피(8.3%), 빵(6.3%), 김치(15.3%), 햄 및 베이컨(6.0%) 등의 최근 가격 인상이 물가에 반영됐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2월(6.3%)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기·가스·수도 관련 품목인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7%) 등은 크게 올랐다.
서비스 분야(2.3%)도 물가 상승세를 자극했다.
개인서비스는 지난해보다 3.1% 올랐다. 외식(3.0%)과 외식제외(3.2%) 서비스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생선회(5.4%), 치킨(5.3%), 보험서비스료(15.1%),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의 상승폭이 컸다.
집세는 0.7%, 공공서비스는 1.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사립대학교납입금(5.2%) 상승 등의 요인으로 2월 0.8%에서 3월 1.4%로 높아졌다.
지출목적별 물가지수를 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2.4%)와 ‘음식 및 숙박’(3.0%) 등 먹거리와 관련된 영역이 3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에서는 대부분의 품목군에서 물가가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먹거리 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등락을 배제한 근원물가지수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치인 2% 대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1% 올랐다.
최근 경남·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은 3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정부는 농가 피해로 인해 농산물 등 시품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수급 상황을 점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4월에도 맥주,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