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행, 87일 만에 복귀…산불·통상전쟁·의료개혁 등 현안 산적

2025-03-24     박두식 기자
▲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위원 간담회 개최.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하면서 “급한 일부터 추슬러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통상 전쟁에서 국익을 확보하는데 총력전을 펴겠다고 공언한 만큼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등을 둘러싼 야권과의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대행은 24일 오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결정 직후 곧바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 중앙재난상황실을 방문해 전국 산불 대응상황을 점검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로부터 그간 현안에 대해 보고받고,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다음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외교통상본부장, 경제부총리, 주미대사 등을 역임해 통상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한 대행은 직무 복귀 첫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통상 전쟁 국익 확보’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대상이 대미(對美)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겨냥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국이 포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다가 당장 다음달 2일 발표와 동시에 발효될 가능성도 있어, 기민한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 대행은 복귀 첫날부터 대미 통상전쟁을 전면에서 지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진용을 정비해 미국의 상호관세와 민감국가 지정 등 움직임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외교 행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지난해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권한대행을 맡고서 그 다음날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한미동맹 유지 발전과 공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 의지를 확인했다. 이시바 시게로 일본 총리와도 통화를 갖고 양국 간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직무가 정지됐던 기간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과 조속한 시일 내에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에서 한 대행을 비롯한 여권과 야권의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의료개혁의 핵심 쟁점인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과 의료계, 의대생 간의 입장차, 연금개혁안에 대한 젊은세대의 반발 등도 한 대행에게 과제로 쌓여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