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입 인재' 이지별 부사장 퇴사

TSMC·인텔 출신 부사장들도 퇴사 잇따라

2025-03-11     박두식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브랜드 혁신을 위해 공들여 영입했던 한국계 '스타 디자이너' 이지별 부사장이 최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지별 부사장은 이달 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 글로벌브랜드센터 담당임원 자리를 내려놓고, 미국 뉴욕으로 돌아갔다. 지난 2022년 8월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2년 6개월만이다.

이 부사장은 한국에서 태어나 10살 때 브라질로 이민 간 한국계 디자이너로, 뉴욕에서 활동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뒤 광고와 디자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다가 2008년부터 구글에서 크롬과 안드로이드 등 제품 마케팅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했다.

이어 2011년에는 페이스북(메타) 최초로 제품 마케팅과 소비자 브랜드 마케팅을 모두 맡는 크리에이티브 전략가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해 미국 경영 전문지 '패스트컴퍼니'에서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명의 디자이너'에 선정됐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로 스카웃돼 입사한 이래 온라인스토어인 '삼성닷컴'의 글로벌 콘텐츠 책임자를 맡아 삼성이 진출한 100여개 국가의 콘텐츠 전략을 담당했다. 또 삼성전자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반을 기획·운영하며, 전 세계 수 백개의 소셜미디어 페이지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하는 작업도 벌였다.

하지만 그가 이 같은 역할을 한 지 2년 6개월만에 그만 둔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부사장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의 유산과 문화에 뿌리를 둔 놀라운 역사를 가진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은 잊지 못할 개인적인 경험이었다"며 "뉴욕에 돌아와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음 기회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는 최근 이 부사장 외에 고급 인재 퇴사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반도체 패키징 전문가인 TSMC 출신 린준청 부사장과 인텔 출신인 슈퍼컴퓨터 전문가 로버트 위즈네스키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또 삼성의 M&A 전략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DS부문 기획팀장을 역임했던 허석 피플팀 부사장도 최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