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월이나 7월 추가 금리 인하 시사
올해 성장률 1.5% 하향…추가 금리 인하 시사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28개월 만에 2%대로 낮춰 한국 경제 구하기에 나섰다. 정국 불안에 따른 내수 위축에 트럼프 관세 폭탄 예고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 타격이 심상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내 1~2차례 추가 금리 인하까지 시사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탄핵 정국,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변수로 한은이 5월이나 7월에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전날 금통위는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3.0%)에서 0.25%포인트 낮춘 2.75%로 결정했다. 만장일치다. 2%대 기준금리는 2020년 10월(2.5→3.0%) 이후 2년 4개월 만이 된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섰다가 1월 숨고르기에 나선후 다시 금리 인하를 재개했다.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수출 타격 우려가 높은데 다, 정국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과 콘트롤 타워 부재에 경기 하강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경제 성장 동력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공언한 상태다. 추경 편성도 지체되면서 경기를 살려야할 한은의 책임감도 커졌다.
한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1.9%로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춰잡았다. 정국 불안에 이례적으로 수정 발표했던 1월 전망치(1.6~1.7%)보다 더 낮췄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이에 따른 글로벌 무역 갈등 고조시 올해 성장률은 1.4%까지 미끄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시장의 2월 인하를 포함해 연내 2~3회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은 한은이 가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이 총재가 이번 인하에 따른 기준금리 2.75%에 대해 “중립금리 상단이나 상단 위쪽이기 때문에 중립적이거나 긴축적”이라는 발언도 이번 금통위가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해석과 함께 추가 금리 인하가 멀멀지 않았다고 읽힌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우선 3월 숨고르기에 나서 그동안의 금리 인하 효과를 관찰하고, 트럼프 관세 정책과 탄핵 사태 등 정국불안, 정부의 추경 편성 여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을 확인한 후 재차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2분기와 3분기로 엇갈린다. 경기 추락 방어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5월에 재차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과 함께 연준의 움직임과 정부의 추경 등을 확인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7월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