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관세 대응 안덕근 산업부장관 미국행
美LNG수입확대·알래스카 사업 참여 등 협상카드 활용 예상 韓 기업 대미 투자 카드로 철강·자동차 관세 면제 논의 전망
미국을 방문하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어떤 선물 보따리를 건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등 품목별 관세과 상호관세 조치에 대한 면제를 요청할 지 관심이 쏠린다.
관가에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나 알래스카 석유·가스 개발 사업 참여를 비롯해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대미 투자 확대 방안 등을 주요 협상 카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26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행정부 관계자와 주요 의원을 만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우리나라 장관급 인사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안 장관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러트닉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미 의회 주요 인사 등과 면담을 갖고 철강을 비롯한 품목별 관세 및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면제를 요청하고 조선·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 의회 인사와 만나는 자리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세액공제 유지 등 일관된 투자환경 조성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안 장관이 미국 주요 인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어떤 선물 보따리를 건넬 지 여부다.
앞서 시게루 일본 총리가 대미 투자와 가스 수입 확대 약속을 담은 선물 보따리를 지렛대 삼아 자국을 향한 압박을 최소화한 만큼 안 장관도 산업부 차원에서 약속할 수 있는 선물 보따리를 협상 카드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는 유력한 협상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LNG 수출 확대를 천명해온 만큼 한국가스공사의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내밀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스공사의 경우 미국산 LNG 도입을 통해 수급 안정화뿐 아니라 기존 공급처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중동 정세불안에 따른 수급 불안 요인도 해소할 수 있어 ‘1석 3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사업인 ‘알래스카 석유·가스 개발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일본이 이미 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만큼 우리나라도 통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참여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철강·자동차 분야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 방안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향후 미국 투자에 대해 설명하면서 첫 실타래를 풀어나가며 발전적 관계를 설정하는데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안 장관은 방미를 앞두고 현대차그룹 고위 경영진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미국의 관세 대응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리에선 현대차 그룹의 향후 대미 투자 계획을 대략적으로 파악했을 공산이 크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 부과 면제를 위해선 현대차그룹 내 현대제철이 향후 10조원대 미국 제철소 건설 등 대규모 추가 투자를 검토하는 카드를 앞세우며 대미 투자를 늘린다는 구상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대미 투자 규모 기준을 10억 달러로 제시한 것을 고려해 현대차그룹의 향후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삼성전자,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방향성을 주요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안 장관은 “한국과 미국은 조선·원전·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최적의 파트너”라며 “이번 방미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미간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장관급 논의를 개시하고 양국의 관심 분야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