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에도 시장원리…인하할 때 됐다”

“DSR 완화, 정책 신뢰성·효과성 문제” 첨단전략산업기금, 내달 정부안 확정

2025-02-24     박두식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 정례 기자간담회 발언. /뉴시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대출 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시중은행들이 낮춰진 기준금리를) 반영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이자 장사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은 중요하다”며 “하지만 시차라는 게 존재하고, 지난해의 경우 연말에 가계부채 관리 이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8월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날 때 저희가 ‘억제해야 되겠다’는 메시지를 냈고 1차적으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형태로 반영했다”며 “이후에 당국이 금리보다는 대출심사를 좀 더 엄정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리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은행들이 잘 따라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좀 반영할 때가 됐다”며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금리에 강하게 개입하는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기본입장이지만 이제는 반영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고, 그런 차원에서 금감원이 금리 결정이 시장 원리에 따라 되고 있느냐 하는 부분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오는 27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논의한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달에 가계대출이 전체적으로 마이너스였고, 이달들어 조금 늘고 있지만 현재까지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까지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권 소상공인 지원 방안과 관련 “4월부터는 실제적으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오는 27일부터 상담과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발표할 때는 폐업할 예정이거나 폐업하는 이들에게 혜택을 드릴 예정이었지만 기폐업한 경우에도 채무가 남아 있을 경우에는 적용하는 방향으로 혜택을 확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금융기관이 지방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확대할 경우 가계부채 관리상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한 것과 관련 “가계대출 증가를 어느 정도로 관리하는 게 적절한 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수도권보다는 지방으로 자금이 공급되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에 따라 그런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경기는 민생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고 이 문제를 해소·해결·완화해나가는 정부의 대응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금융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금융을 풀어서 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기본적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지방에 미분양이 쌓이는 부분은 높은 분양가, 수요가 공급을 따라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7월로 예정된 스트레스 총부채상환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과 관련해서도 “DSR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그 부분은 정책의 신뢰성 측면이나 효과성 측면에서 봤을 때 적절한 조치는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출을 통해 비싼 집을 사도록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충분히 감안해 대책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금감원이 심사를 하고 경영평가등급을 산출 중”이라며 “아직 금융위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평등급을 알려 오면 심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심사를 하게 되면 자료를 추가적으로 요구하든지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든지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언제쯤 결정될 것이라고 예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최근 애플페이 수수료 문제와 관련 “수수료 수준에 까지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애플페이의 시장비중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포션이 늘어날 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위원장은 산업은행 주도로 조성 중인 ‘첨단전략산업기금’에 대해서도 “다음달 중 정부안을 확정지어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주력산업에 대한 여러 지원프로그램들이 있음에도 ‘첨단전략산업기금’을 만든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우리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산업에 있어서 기존 지원 방식으로 부족하거나 제약이 있는 부분들을 조금 폭넓게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상과 업종 등은 부처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 저도 논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한정된 재원을 사용함에 있어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 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