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당뇨 환자 97%가 장애 인정 찬성…"요건에 부합"

2025-02-23     박두식 기자
▲ 한국1형당뇨병환우 어린이가 지난 2024년 1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1형당뇨 환자단체 및 학회 간담회에 참석해 있는 모습. /뉴시스

1형당뇨 환자와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7% 이상이 장애 인정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대한당뇨병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췌장기능부전 및 상실 질병의 내부 장애 인정 요구도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로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2형당뇨와 달리 1형당뇨는 췌장 베타세포 파괴에 의한 인슐린 결핍으로 발생해 매일 인슐린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하는 등 평생 완치되지 않고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발병이 소아 시절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흔히 '소아당뇨'로 불리지만, 단기간 치료가 안 돼 성인이 돼서도 병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6월 말 기준 1형당뇨 환자 3만6248명 중 19세 미만은 10%인 3013명에 불과하고 90%인 2만7365명이 19세 이상 성인이다.

유년기에 발병할 경우 어린 자녀의 지속적인 치료, 경제적 부담 등이 동반되는데 지난 2023년 충남 태안에서 부부와 1형당뇨를 앓는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복지부는 인슐린 펌프와 같은 치료기기 본인 부담을 낮추고 질병 상담 및 교육 수가 신설 등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단 췌장질환은 신장질환에 비해 장애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췌장 이식 후 영구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대한당뇨병연합이 연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연구는 전국 20개 종합병원을 포함하는 연구센터에서 진료중인 환자 및 가족을 비롯한 총 8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자 평균 유병 기간은 113.5개월이었고 19.8%는 합병증을 겪고 있었다. 당뇨 관리에 필요한 의료비는 31.1%가 월 61만원 이상이었다. 19%는 20만원 이하, 22.9%는 21만~40만원, 17%는 41만~60만원이다.

조사 결과 전체 대상자 중 97.1%는 췌장기능부전 및 상실 질병의 내부 장애 인정에 찬성했다.

찬성 사유로는 치료비 부담 감소 710명(28.0%), 경제적 혜택 512명(20.2%), 취업 시 유리 332명(13.1), 장애유형 혹은 등급을 고려한 교육 및 치료 프로그램 우선 등록 250명(9.9%) 등이 있었다.

이 연구의 대표연구자인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 1형당뇨병 환자와 가족들은 이 질병이 주는 일상에서의 고통이 매우 압도적, 포괄적, 지속적이라 인식하고 있다"며 "환자와 가족들의 절대 다수가 1형당뇨병 등의 내부 장애 인정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정 서울대어린이병원 당뇨병교육 전문간호사는 "1형당뇨병은 국내 환경에서도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사회적 불리함을 제공하고 있어, 장애 요건에 부합됨을 우리는 재확인했다"며 "1형당뇨병의 장애인정은 질병 자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또 일반대중의 질병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사회적 장해요인과 신체적 위험으로부터 환자들을 지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훈 대한당뇨병연합 대표이사는 "오늘(21일) 간략히 발표된 연구결과는 문서화해 조속히 보건복지부에 제출될 예정"이라며 "정부의 장애인정 의사결정부터 세부기준 설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전폭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