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전달 강요' 유덕열 前 동대문구청장, 1심서 무죄
法 "공소사실 정보에 대해 증명 부족"
공사업체 선정 특혜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소속 공무원에게 금품 전달 역할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이석재 부장판사)은 20일 오전 강요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유 전 구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유 전 구청장은 지난 2016년 동주민센터 공간개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공사업체를 지정해주며 관급공사(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계약을 체결한 업체 업자 김모씨가 공사 수주 브로커를 통해 유 전 구청장에게 2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김씨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뇌물 제공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민원을 넣자 유 전 구청장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2018년 5월과 12월 5급 승진을 앞둔 부하 직원 이모씨를 시켜 2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전달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추천 업체를 선정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김씨가 교부한 현금·상품권 일부라도 피고인에게 전달된 사실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면서 "공소사실 정보에 대해 범죄 사실 증명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 동대문구청장 후보자로 출마하기 위해 2018년 4월 예비 후보자로 등록하며 그 시점부터 구청장으로서의 직무가 정지됐다"며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감수하면서까지 김씨의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는 사실을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종합해봤을 때 피고인이 이씨의 의사 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 진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공사 대금 지급 업무를 잘못 처리했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피고인이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등 관련자들을 불러서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구청장으로서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봤다
앞서 검찰은 유 전 구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유 전 구청장은 1998년 동대문구청장에 처음 당선된 뒤, 2010~2022년 동대문구청장을 3연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