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보수' 발언, 김두관 "민주당 부정…민주당 지킨 호남 못 믿는 것"

2025-02-20     박두식 기자
▲ 김두관 전 의원이 18일 경기 광명역 웨딩홀에서 열린 '희망과 대안'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비명(비이재명)계 잠룡 중 한 명인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심각한 오류"라며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당 70년 역사를 부정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19일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민주정권을 세우기 위해서는 중도 보수의 표도 얻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고픈 욕심에 자신의 근본 뿌리마저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흑묘백묘 실용에는 동의하지만, 대한민국의 발전과 민주화를 위해 민주당이 걸어온 투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쌓아온 불평등과 불공정과의 싸움, 반독재와 반독점의 정치적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정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이 나라 보수는 독재와 기득권, 더 많이 가진 자 편이었다. 헌정사상 최초의 독재정당인 이승만의 자유당, 10월 유신으로 장기독재의 길을 연 박정희의 공화당, 광주학살과 계엄령으로 민주공화국을 짓밟은 전두환의 민정당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당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길을 걸었던 중도 진보가 민주당이었다. 머릿속의, 펜대 속의 중도보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입장은 독재와 기득권을 대표하는 보수에 맞서 진보라는 자부심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온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에 대한 불신"이라며 "무엇보다 피눈물로 민주당의 가치를 지켜온 호남에 대한 불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뿌리를 잃은 나무는 쓰러질 뿐"이라며 "정체성을 잃은 당은 결국 국민도 잃게 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는 당장 '보수정당 발언'을 실언으로 인정해 취소하고, 그동안 독재와 독점에 맞서 싸워온 민주당 지지자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정 파괴로 얼룩진 보수를 계승할 것인지, 이 사회를 반 발짝씩 발전 시켜온 민주당의 정체성을 이어갈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