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복귀에 ”더 자숙해야” “달걀 맞더라도 복귀” 시선 엇갈려
정치 행보 재개에 당내 반감 여전한 분위기
한동훈 전 대표가 정치 복귀를 시사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당내 온도차가 뚜렷하다. 친한(친한동훈)계 내에서도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던 만큼 더 자숙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복수의 친한계 인사에 따르면 한 전 대표가 쓴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책은 이날부터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 오는 26일 정식 출간할 예정이며, 이 시기에 맞춰서 출판 기념회와 북콘서트 등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말도 돈다. 어떤 방식이 될지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한 전 대표는 책 출간과 함께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16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잠행을 이어왔다. 설 연휴 기간에 보수·진보 진영 원로 인사를 두루 만나며 정치 행보에 관한 조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공식적인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그간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한 전 대표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공식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한 전 대표가 복귀한다고 해도 거센 당내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한 전 대표에 대한 당내 반감이 여전한 탓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한 전 대표가 (계엄 선포에 대해) 바로 ‘위헌이고 위법이다’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취재진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과 구속을 당하고, 당이 분열되고, 보수가 이렇게 몰락할 계기를 만든 장본인이 누군가. 뻔하지 않나”라며 “지금은 한 전 대표가 기지개를 켤 시간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와 중진들의 비판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분위기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친한계 초선 의원은 “책 출간도 사실 조심스럽다. 시간이 지났다고 상황이 달라지는지도 모르겠다”며 “2월에는 극단적인 흐름이 완화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40여명의 의원들이 헌법재판소에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친한계 원외 인사들도 한 전 대표의 복귀를 기정사실화하고 지원 사격에 나서는 중이다.
신지호 전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당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고, 달걀 세례를 받는다 할지라도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한 대표가 느꼈던 회한들을 진솔하게 당원들과 나누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두 달 내내 앞뒤 안 맞는 주장을 하며 한 대표를 공격하던 당내 기득권 정치인들, 아니나 다를까 왜 나오냐면서 펄펄 뛴다”며 “새로운 정치, 변화와 쇄신의 바람, 시대를 바꾸자는 열망이 불어닥치는 게 싫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