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선호가 부른 청년 취업난…30대와 고용률 격차 35%p
정부, 경제6단체와 협약 맺고 일자리 만들기 총력전
내수 부진과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 업황 불안이 지속되면서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청년층의 취업난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나타난 고용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자리 만들기에 나섰지만 정책의 온기는 청년층에게까지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13만5000명(0.5%) 증가해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15~29세 취업자 수는 21만8000명(-5.7%)나 급감했다.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 연령대에서는 2022년 11월부터 2년 넘게 취업자수가 마이너스를 행진을 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 수 감소폭(-5.7%)은 30대(+1.8%), 40대(-1.1%), 50대(-0.2%), 60세 이상(5.9%)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독 컸다. 연령 구간을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15~19세(-8.5%)와 20~24세(-9.0%)에서 특히 많이 줄었다.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연령대다.
10대와 20대 초반 연령대에서는 고용률도 크게 하락했다. 15~19세 고용률은 6.1%로 전년 동월 대비 0.6%포인트(p) 하락했다. 20~24세는 고용률이 43.3%로 1.7%p 하락했다.
청년층과 30대의 고용률 격차는 35%p가 넘게 벌어졌다.
15~29세의 고용률은 44.8%로 1년 전보다 1.5%p 하락했지만, 30대는 80.0%로 0.9%p 상승했다. 두 연령대의 고용률 격차는 2023년 1월 31.6%p, 2024년 1월 32.8%p 수준이었지만 지난달에는 35.2%p까지 벌어졌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가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킨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에 청년층 고용이 좋아지다가 조금 꺾이는 추세"라며 "수시 채용이나 경력 채용이 (청년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많이 나오고 있는 데 그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보고서를 보면 비경력자가 한 달 이내에 취업할 확률은 1.4%로 경력자(2.7%)의 절반에 그쳤다.
지난 2010년만 해도 두 집단의 취업확률은 각각 2.4%와 2.7%로 격차는 0.3%p에 불과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현대차그룹, LG, SK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모집을 폐지하고 그때 그때 필요한 인원을 수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고용 형태를 전환하면서 경력이 없는 고교·대학 졸업자들의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기업들의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경력직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21년 37.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채용시 '직무관련 업무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의 비중도 2023년 58.4%에서 작년 74.6%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