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인근 점령한 태극기…尹 마지막 변론기일도 집결

지지자 헌법재판소 일대 집결…"계엄, 尹고유 권한"

2025-02-13     류효나 기자
▲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재판부가 공지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은 입김이 나오는 추위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인파로 뒤덮였다.

이날 정오부터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온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 등은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5번 출구 앞 인도와 2개 차로를 가득 메우고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에 신고된 인원만 3000명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복귀' '심판 무효'등을 외치며 '즉시 석방'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거나 손에 태극기를 쥐었다. 일부 참가자는 '끝까지 함께 싸우겠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발언대에 오른 한 28세 청년은 "제 또래들이 보수 집회에 참석하는 어르신들을 자꾸 틀딱으로 비하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화가 많이 났다"며 "계속 가다 보니 제 또래들이 점점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오기 시작하고, 어르신들이 고마워하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계엄령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대통령만 판단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빨리 나와 공산화를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참가자들은 이에 화답하며 박수를 보냈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 채수현(69·남)씨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이 석방되는 것이 우선 목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비슷한 시각 헌법재판소 정문 건너편 인도에서도 지지자 50여명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부정선거론을 펼쳤다. 이들은 확성기를 들고 '선관위 서버 해체'와 '부정선거 검증'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미신고집회는 처벌될 수 있음 알려드린다. 헌법재판소쪽에 고성을 지르는 분들이 보이는데, 헌법재판소 기능에 대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채증을 이어갔다.

이날은 헌법재판소가 사전에 지정한 마지막 변론기일인 데 더해 윤 대통령 극성 지지자들이 폭동을 예고한 날인 만큼 경찰도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은 헌법재판소 인근에 기동대 46개 부대, 경력 3000여명을 배치해 혹시 모를 폭력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는 이날 오전 9시3분께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됐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7일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미정갤)에 헌법재판소에서의 불법 폭력행위를 모의하는 성격의 글이 다수 게시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