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부지법 사태' 현장 검거 86명 외 13명 신원 특정

2025-02-03     박두식 기자
▲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입, 난동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현재까지 총 99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63명은 구속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구속된 63명 중 62명은 검찰에 송치됐다"며 "아직 검찰에 넘기지 않은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이번 주 중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난동 사태 발생 당시 현장에서 86명을 검거했다. 40명은 오전 3시 이전에, 46명은 3시 이후에 검거됐다. 서부지법 침입 난동 사태는 오전 3시21분께 시작됐다.

이후 경찰은 채증 영상 등을 토대로 피의자 13명을 추가로 특정했다. 이 중 5명은 구속된 상태이고, 아직 검거하지 못한 3명은 추적 중이다.

전날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체포한 이른바 '초록패딩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20대인 해당 남성은 소화기를 이용해 서부지법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에게 소화기를 분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부지법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경찰에 자수한 사람은 3명이다. 여기에는 언론사 기자를 폭행하고 카메라를 빼앗은 피의자도 1명 포함돼 있다.

경찰은 이번 사태의 불법행위가 무거운 것을 감안해 자수자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해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폐쇄회로(CC)TV 및 채증 영상 등 분석을 계속할 것"이라며 "삭제된 유튜브 영상을 다수 확보했고 그 외 다양한 증거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들의 상당수는 범행 혐의를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배후 세력이나 선동 등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의 특임전도사로 알려진 남성 역시 교회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법원 난동 사태와 관련해 유튜버 등이 선동한 사실이 있는지,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는지 등을 심층 수사해 밝힌다는 계획이다.

전 목사 및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 등을 대상으로 내란을 선동했다는 내용의 고발장도 다수 접수된 상태다.

경찰은 현재까지 전광훈 목사에 대한 출석 요구나 출국 금지 조처를 내리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한 헌법재판소와 법원, 국회 등 국가기관 구성원에 대한 협박 및 협박 선동 등과 관련해 이날 오전 기준 121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상태라고도 밝혔다.

현재까지 피의자 3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고, 7명을 추가로 특정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부지법 폭력 사태와 관련해 서부지법 요청에 따라 법관 3명에 대해 신변보호 등 조처를 한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관에 대한 유해 행위 등 우려할 사정이 있는 부분에 대해선 신변보호 조치를 했다"며 "헌법재판소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이나 우발 사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