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늘고 경단녀 줄지만, 저출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보강을
18세 미만 미성년 자녀를 둔 기혼여성 중 ‘워킹맘(Working mom │ 일하는 엄마)’ 비율이 3년 연속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반면,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육아휴직과 유연 근무 등 일·가정 양립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일하는 엄마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5~54세 기혼여성 인구는 765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9만 명 줄었다.
기혼여성 취업자 수도 5만 4000명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8세 미만 자녀와 기혼여성 취업자(워킹맘)는 266만 8,000명으로 5만 8,000명 증가했다. 워킹맘 고용률은 전 년도 60.0%(260만 9,000명)보다 2.4%포인트 상승한 62.4%(266만 8,000명)로 2022년(57.8%)에 이어 3년 연속 최고치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가장 높았다.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엄마 10명 중 6.24명은 취업자라는 의미로, 미혼과 기혼을 모두 합친 15~54세 여성의 전체 고용률(62.8%)과 비슷해졌다.
워킹맘 고용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했다. 50~54세(고용률 68.6%)가 가장 높았고 45~49세(66.7%), 40~44세(62.2%), 35~39세(60.2%), 30~34세(56.3%) 순이었다. 자녀 수로 구분해 보면 자녀를 3명 이상 두고 있는 여성의 고용률이 57.6%(17만 8,000명)로 1년 전(56.6%)보다 1%포인트 늘었다. 자녀가 1명인 여성 63.4%(135만 명)나 2명인 여성 62%(113만 9,000명)보다는 낮지만,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6년 기준으로 자녀가 1명인 엄마의 고용률 56.9%보다 높다. 다만 6세 이하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55.6%로 지난해 52.3%에 이어 2년 연속으로 50%를 넘었다. 자녀가 클수록, 자녀 수가 적을수록 일하는 여성이 많다는 의미다.
경력단절 여성은 121만 5,000명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3만 3,000명 감소했다.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15~54세 기혼여성 가운데 경력단절을 겪고 있는 이들은 97만 1,000명(22.7%)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밑돌았다. 경력단절 여성의 숫자와 비율 모두 지난 2018년(148만 6,000명 │ 29.3%) 이후 2019년부터 6년째 최저치를 경신하는 추세다. 경력단절 여성은 육아(41.1%), 결혼(24.9%), 임신·출산(24.4%) 등을 꼽았다. 결혼보다 육아가 경력단절을 만든 결정적 사유였다. 경력단절 기간은 10년 이상(41.2%), 5~10년 미만(22.8%), 1년 미만(12.6%) 순이다. 다만 15~54세 일하는 엄마의 근로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나 여성 ‘고용의 질’이 나아졌느냐는 별개 문제다. 이들의 올해 기준 일주일 평균 근로시간은 35.3시간으로, 1년 전 35.7시간보다 0.4시간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원하는 시간에 일하는 근로 형태가 늘어나고 있고, 워킹맘 대상으로 육아기 단축 근로가 확대된 것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을 연령 별로 보면 40~44세(33만 9,000명)가 가장 많았고, 이후 35~39세(28만 6,000명), 45~49세(20만 5,000명) 순이었다. 경력단절 기간을 보면 10년 이상이 50만 1,000명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가 학교에 다니게 될 때 다시 직장을 찾게 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18세 미만 자녀 수별 경력단절 여성의 규모를 보면 자녀 수가 1명인 경우에는 44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2명(43만 6,000명), 3명 이상(8만 6,000명) 순이었다. 자녀 나이별로는 6세 이하인 경우가 33.5%(52만 5,000명)로 가장 많았고 7~12세는 19.9%(32만 명) 13~17세는 11.4%(12만 6,000명)여서, 아이가 어릴수록 직장을 다니는 대신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보유 여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육아휴직 등 육아 친화적인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유연근무제 확대와 전문성을 갖춘 재취업 프로그램 지원하고 자녀 돌봄이나 양육 및 교육을 여성의 역할로만 치부하는 낡은 구각(舊殼)과 편향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고 돌봄이나 양육 및 교육에 있어서 남녀 간에 평등하게 이뤄져 여성의 사회 경력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사회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만 한다. 특히 기혼여성들이 임신·출산·양육을 위해 일을 쉰 뒤 재취업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질이 낮아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극복하려면 경력단절 여성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정부는 경력단절 여성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기업도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 도입을 비용이 아닌 투자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