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靑-세종시 연결 '영상국무회의' 주재

2014-03-18     김형섭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역대 정부에서 처음으로 청와대와 세종시 정부청사를 연결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영상국무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 20분 가량 청와대 비서동인 위민1관 3층에 마련된 영상국무회의실에서 열렸다.

청와대는 'U'자형 탁자가 놓인 회의실 구조를 감안해 박 대통령이 마주보는 중앙 벽면에 삼성전자의 110인치 초고화질(UHD) TV 2대를 설치했으며 좌우 벽면에는 이보다 사이즈가 조금 작은 TV를 각각 2대씩 설치됐다.

각 벽면에 2대씩 설치된 TV 중 1대는 청와대 영상국무회의실을, 나머지 1대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무회의장 광경을 비췄다. 각각의 TV 위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발언자의 모습을 '줌인'해 영상으로 송출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교육부·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10개 부처 장관 등이 참석했다.

국무회의에 배석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대형 스크린에 목소리도 생생하게 들려 바로 옆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며 "거리에 관계 없이 회의를 매우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역대 정부에서 총 8차례 대통령 주재 영상국무회의가 열린 바 있지만 이는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정부청사를 연결한 것으로 '청와대-세종시' 간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월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일자리·복지분야 업무보고에서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서울-세종시' 간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업무보고를 받기도 했다.



청와대 영상국무회의실은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등 6개 부처 이전을 비롯해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세종시 소재 정부 부처 장관들이 서울에 올라오는 일 없이 서울 광화문 및 경기 과천에 위치한 부처 장관들과 함께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의 경우 서울과 세종시 간에 온라인 화상회의로 12차례 진행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세종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행정 선진화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해 5월 국무회의에서는 "세종시로 옮겨갈 때는 과학기술, ICT의 뒷받침을 받는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 있다"며 "그것을 충분히 활용 못한다면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원격화상회의 등을 통해 기존 관행을 바꿀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해 12월10일 국무회의에서는 "청와대도 원격회의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예고했으며 같은 달 27일 세종시 이전부처 공무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행정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의 업무관행을 개선해서 스마트워크 시대에 맞는 디지털 행정문화를 조속히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