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거점 둔 '해외주식 리딩방 사기'로 29억 편취한 14명 기소

총책은 중국인···고수익 보장 등 리딩방 구성 유명 투자급룹 사칭·블록딜로 투자금 유도 이후 주식 사이트 폐쇄···투자금→코인으로 은닉 검찰 "신뢰 바탕 둔 '돼지 도살 수법'···피해자 다양"

2024-11-06     류효나 기자
▲ 서울남부지검. /뉴시스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유명 국제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해외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며 투자사기를 벌여 29억원을 챙긴 범죄단체 조직원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9월부터 지난 1일까지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인 간부 등 조직원 14명을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12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일당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활동 중인 중국인 총책이 '주식 리딩방 사기' 목적으로 조직한 범죄단체에 가입해 피해자 38명으로부터 약 29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해외 유명 투자 그룹의 직원을 가장한 이들은 '종목 및 매매시점 추천 등으로 고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이고 자체 개발한 가짜 주식거래 사이트에 투자금을 넣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돈을 입금하면 실제로 큰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화면에 표시돼 사기임을 눈치채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조직은 정상적 주식거래(HTS)처럼 화면을 조작하는 동시에 '블록딜(가격과 물량을 정해 놓고 장 종료 이후 일괄 매각하는 기법)을 위해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며 피해자로 하여금 투자금을 계속 넣도록 유도했다.

다만 투자금을 넣은 이후 특정 시점에 사이트는 폐쇄된 바 있다.

경찰은 해당 사기가 일반적인 보이스피싱과 달리 신뢰 관계를 이용해 피해 규모를 늘린 후 일거에 수익을 실현하는 '돼지도살 수법'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수사 당국은 중국인 총책이 수 개의 점조직을 구성해 ▲ 홍보팀 ▲ 영업팀 ▲ 시나리오팀 ▲ 기술팀 ▲ 고객센터팀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범죄수익을 가상자산(코인)으로 바꿔 은닉한 것으로 봤다.

이에 검찰은 계좌를 추적해 자금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고령층을 포함해 20대 후반의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의 피해자가 포함됐다"며 "중국인 총책 등 해외 공범을 끝까지 추적해 조직적 사기 범행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