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청소년 15.6% 딥페이크 시청 경험”

“남자 청소년 성 인식 여자 청소년보다 낮아”

2024-10-29     박두식 기자
▲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를 위한 진보당 토론회. /뉴시스

“많은 학교에서 딥페이크 성범죄가 언론화된 직후 여학생들을 강당에 불러 온라인에 올린 사진을 내리라고 주의를 줬는데, 그 시각 남학생들에게는 어떠한 당부나 주의도 주지 않아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를 위한 토론회: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 학교 성교육의 변화에서부터’에서 손지은 전교조 부위원장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 남학생 ‘맞춤’ 성평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한채윤 남다른성교육연수소 편집위원은 “남자 청소년의 성 관련 인식은 여자 청소년보다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성정책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조사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해당 조사는 남녀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이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실제 성 지식을 확인했다. 그 결과 남학생의 경우 자신감은 높게 나왔으나 성 지식 수준을 묻는 항목 정답율은 3.16으로 여학생(4.29)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 서울시가 운영하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2021 청소년 성문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자 청소년의 15.6%가 유명인이나 보통 사람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 사진이나 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자 청소년(8.3%)보다 약 두 배 가량 높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한 편집위원은 “남자 청소년과 여자 청소년이 발딛고 사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성별 고정관념, 성적 편견, 왜곡된 남성성이 만들어내는 차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성범죄 예방교육과 관련해 “성교육을 받는 남자 청소년들은 왜 모든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냐며 교육 자체에 거부와 반감을 드러낸다”며 “’역차별’, ‘페미세요?’라는 빈정거림이나 분노가 나타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학생과 남학생 사이 인식의 간극이 존재하는 현실에 맞춰 이 같은 차이는 왜,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에 따라 학습 목표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번째 발제자 손지은 전교조 부위원장은 ‘성평등교육’을 강조하며 학교 내 성범죄 관련 예방교육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손 부위원장은 “현행 양성평등기본법, 성폭력방지법 등에서 성평등교육의 실질적 시행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학교 성희롱, 성폭력예방교육, 등은 연 1시간씩이라 교육 방법과 범위가 매우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매년 같은 방법으로 같은 내용을 찍어내듯 실시할 수 밖에 없고 높은 확률로 수십, 수백 명을 모아놓은 집합식 강의에 그치거나 실시 여부만을 형식적으로 제출하는 식”이라고 짚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명화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상임대표는 여가부의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와 관련 “여성가족부의 예산의 지원 근거가 구체적이지 않아 매해 진행되지 못할뿐더러 예산 자체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동형’ 청소년문화센터와 관련해서는 “여가부는 국비 지원이 곤란하다며 폐지 기조를 보인다”며 “최소 국비 50%의 예산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