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들인 '도로파임 자동탐지 시스템' 오류율 85%

2018년부터 포트홀 탐지장치 도입·확대 잦은 오류에 현장 직원 "개선 필요" 70% 박용갑 "큰 예산 들였지만 제 역할 못해"

2024-10-20     박두식 기자
▲ 지난 7월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1번출구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도로 파임(포트홀) 복구가 완료돼 원활한 차량 통행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한국도로공사가 도로 파임(포트홀)을 빠르게 보수하려고 'AI 기반 도로 파임 자동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탐지 오류가 잦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자동 탐지 시스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경북 지역에서 한 달간 탐지한 포장 파손 517개 중 실제 보수가 필요한 손상은 14.7%인 76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441건 중 긴급 보수가 불필요한 소규모 파손이 324개이었고, 117개는 탐지 오류로 파악됐다. 탐지 오류는 '차선 도색 벗겨짐' '오염'(도로) '이미 보수된 곳' '이물질' '터널 벽면 오염' '배수구' 등 다양했다.

이에 따라 각 지사 도로포장 담당자이 AI가 탐지한 자료를 다시 일일이 분류해 실제 보수가 필요한 곳을 선별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도로포장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AI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치고,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0%였다.

담당자들은 시스템이 업무에 잘 활용되고 있냐는 질문에는 40%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잘 활용하고 있다'는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현장 조사가 잘되지 않는 이유로는 '점검 신뢰도 저하'가 65%로 가장 많았고, '전체 노선 점검 불가' 28%, '운영 편의성 저하' 20% 등이 뒤를 이었다.

포장 파손 위치를 실시간 확인한 후 파손부를 보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44%에 달했다.

도로공사는 "현재 진행 중인 고도화 연구 용역에 포함해 오류 개선 및 정확도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딥러닝 추진 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포트홀 자동 탐지 장치에 대해 2018년 8개 지사에서 시범 적용을 시작한 뒤 2020년부터 확대 적용했고 지난해까지 고도화 작업을 했다. 현재까지 AI 자동 탐지 장비 구입에 6억3000만원,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에 4억6900만원 등 10억99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한국도로공사가 큰 예산을 들여 마련한 장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포트홀에 대한 예방과 사전 탐지 및 보수가 제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