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웃도어 성장 '주춤'…1강 3중 체제는 이어질 듯
아웃도어, 올 8조…전년 보다 9% ↑
거침없는 질주를 거듭하던 아웃도업계가 올해는 다소 속도를 줄일 전망이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시장을 세분화하고, 신사업 분야를 모색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설 계획이다.
17일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를 지난해 6조9000억 원보다 16% 증가한 8조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인 4.4%를 크게 웃돌지만 전년 25% 성장보다는 9%가량 줄어든 수치다.
그렇다면 상위권 순위다툼은 어떻게 될까.
아웃도어 업계 선두그룹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체 시장이 올해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측되는 가운데, 부동의 업계1위 노스페이스와 그 뒤를 잇는 토종 브랜드 3인방은 2014년 역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 시장을 세분화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 아웃도어와 라이프스타일을 접목시킨 새로운 개념의 캐주얼 아웃도어 라인 '화이트라벨'을 출시해 고객층을 2030 젊은 세대와 여성으로 확산시켰다.
트레킹 대신 하이킹이라는 신개념의 초경량 등산화 '다이나믹하이킹'을 선보이며 등산화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도 빠트릴 수 없다. 2014년에는 중등산화 다이나믹EX와 다이나믹 드라이 재킷 등 기술력을 강조한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여 그 여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토종 브랜드 3인방인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역시 신사업 분야를 모색하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코오롱스포츠는 장동건과 탕웨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중국 유통망 확보에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K2는 젊은 골프인구를 겨냥해 '와이드 앵글(W.Angle)'을 론칭, 합리적인 가격대에 북유럽의 스타일리시한 감성을 접목한 매스티지 골프웨어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7500억원으로 잡았다. K2와 블랙야크는 각각 12%, 19% 늘린 7600억원과 8000억원으로 결정했다. 블랙야크는 키즈 브랜드와 안전화를 포함시킨 규모다. 지난해 7186억원의 매출을 올린 노스페이스도 올해 매출액 8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판단된다. 네파는 25% 늘린 6500억원, 아이더는 49% 증가한 5200억원으로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이밖에 밀레와 컬럼비아의 올해 매출목표는 각각 20%, 17% 늘린 4800억원, 4200억원이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죽 쑤는 해외 직진출 유명 브랜드들이 속출하고 있다.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난해 야심차게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사정은 녹록치 않다.
세계 최대 아웃도어 시장인 미국에서 1위 노스페이스에 이어 2위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자연 환경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는 최고의 제품'이라는 컨셉트로 전 제품에 유기농, 친환경 소재와 재생섬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타고니아족(族)'이라는 마니아층이 있을 만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 국내 진출 초기 업계의 관심을 모았으나 강남대로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동일 상권의 타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는 등 국내 성적표는 초라했다.
2012년 유럽 3대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중 하나인 '하그로프스'는 직진출 법인인 하그로프스코리아를 세우고 국내 진출해 강남에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부터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위한 디자인 철학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며 배우 최진혁을 모델로 기용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으나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10여개 업체가 뛰어들었고, 올해도 7~8개 업체가 진입채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미 선두업체가 탄탄히 버티고 있어 후발주자가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