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없다' 장담한 당국에 비난 봇물…후폭풍 예상

2014-03-14     박주연 기자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에서 유출된 고객 개인정보 1억여건 중 일부가 불법 개인정보 유통업자에게 흘러가 유통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2차 피해는 없다"고 장담한 당국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디지털 정보의 특성상 복사와 전파가 쉽고, 흔적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당국이 "유통하지 않았다"는 범인의 말만 믿고 2차 피해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동안 유통된 정보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당국과 카드사들은 "정보가 유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2차 피해일 가능성은 없다"고 부인해왔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현오석 금융감독원장 등은 카드사와 검찰의 발표 내용에 근거해 각종 기자회견과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유출 정보가 유통되지 않았다고 밝혀왔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점검 결과, 개인정보에 추가유통과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역시 1월22일 기자간담회에서 "3개 카드사에서 유출된 개인 정보는 전량 회수됐기 때문에 부정 사용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수사당국도 '불법 수집자와 최초 유포자를 검거했고, 현재까지 수사결과 추가 유통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으며, 해당 카드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번 유출사고에 따른 피해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 1월20일 "대검에서 지난 19일 확인해 준 바와 같이 유출된 고객정보가 제3자에게 유포되지 않아 일반인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가운데 개인정보를 도둑맞은 국민들의 울분은 커지고만 있다.

한 누리꾼은 "처음에는 '유출된 증거가 없다'더니, 이제는 '금융사기에 이용된 증거가 없다'고 한다"며 "다음에는 '돈은 빼갔으나 2차피해라는 증거가 없다'고 할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일억명의 데이터를 휴대용저장장치(USB)에 담는데 몇분이나 걸리겠느냐"며 "처음부터 유통되지 않았다는 근거도 없으면서 장담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안전하게 회수됐다는게 범인의 하드디스크 아니냐"며 "범인이 토렌트로 풀었을지 이메일로 보냈을지 알 길 없는데 무슨수로 디지털 신호를 물리적으로 회수했단 말이냐. 기만하지 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