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발달장애인 10년새 23.4% 증가···권역별 치료시설 늘린다

정신건강지원시설 8개 중 1개 시설만 발달장애 다뤄 대학병원 대기자 가득···저렴한 시립병원 평균 3~4년 서울시, 2026년까지 동남권 등 4개소 신규 설치 계획

2024-09-26     류효나 기자
▲ 종로 아이존. (사진=종로아이존 제공) /뉴시스

서울 시내 발달장애 인구가 10년새 29% 이상 증가한 가운데 권역별로 아동 치료시설을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이후 10년 간 전체 장애 인구는 일부 감소했지만 발달장애 인구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전체 장애 인구 약 10년새 0.87% 감소했지만 발달장애 인구는 2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발달장애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치료시설은 부족하다.

만 6세 이상 정서·행동장애 초등학생이나 발달장애 초등학생을 치료하는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시설(아이존) 중 발달장애를 다루는 시설은 종로 아이존(서북권)이 유일하다. 전체 8개소 중 나머지 7개소는 우울 등 정서장애만 다루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종로 아이존을 이용한 발달장애 아동은 남아 26명(81.2%), 여아 5명(18.8%)으로 남아 비율이 높았다. 장애 유형은 자폐성 장애 20명(65.4%), 지적 장애 8명(25.8%), 발달 지연 3명(9.7%)으로 자폐성 장애 아동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발달장애 아동 치료 시설이나 시립병원 어린이 발달센터가 부족한 상황이라 대학병원 등에는 치료 대기자가 많은 실정이라고 한다. 민간시설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시립병원 2개소는 대기 기간이 평균 3~4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적·자폐성 장애진단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 항목이 없어 개인이 치료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치료시설 운영자들 역시 보호자들만큼이나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물 임대료 상승 등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그간 발달장애를 치료하던 금천 아이존(2016년), 노원 아이존(2019년), 양천 아이존(2021년)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그나마 발달장애를 치료하던 강서·서대문 아이존도 2016년 정서장애 치료 전담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시는 발달장애 아동을 치료할 아이존을 4개소 신규 설치해 2026년까지 총 5개소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남권 1개소를 신규 공모한 뒤 내년 3월에 동남권과 동북권, 2026년 3월에 서남권까지 공모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발달장애 아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설 심리치료 기관의 높은 비용, 인프라 부족, 아이존의 장기간 대기 등으로 공공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