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임 도전…’방탄 논란’에 중도층 이탈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례적인 연임 도전인 데다 사법리스크까지 한층 커진 상황에서 내린 결단이어서 당권을 장악해 ‘사법리스크 방탄’을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2기 지도부가 강성 친명계로 꾸려질 조짐이어서 이재명 ‘일극 체제’ 논란도 거세지면서 중도층 이탈이 우려된다.
25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조만간 별도의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당대표직을 사퇴하면서도 당장 출마의 변을 밝히진 않았다.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 거대야당의 수권 능력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직 연임은 예견된 수순이지만 당 안팎에선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년 더 제1 야당을 이끌며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고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대선 가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연임 도전이 결국 ‘방탄’ 목적이 아니겠느냐는 의혹 어린 시선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2일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되며 4개 사건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됐다.
굳어져 가는 일극체제도 부담이다. 당원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이 전 대표에 맞서는 당내 대항마가 사실상 없어 경선 대신 대표 추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 출마자도 친명 일색이다. 전날 재선의 강선우·김병주 의원이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강성 친명인 강 의원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고 하는 등 벌써부터 전당대회가 충성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민형배 의원 등 최고위원 출마 거론자들도 모두 친명계다.
근본적으로는 2년 더 당대표를 맡게 되면 이미지가 과도하게 소모돼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더욱이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선명 야당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대여투쟁을 벌이고 있어 ‘정쟁’ 이미지만 부각되면 중도층 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소지가 크다.
친명계는 이 대표 연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성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단일대오로서 야당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표”라며 당심과 민심에 따라 연임을 할 수밖에 없는 취지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