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최경환 '고성 언쟁'…與 선거 앞두고 계파갈등 고조
김무성 의원 '인사' 놓고 불만 제기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와 당권 교체 시기를 앞두고 유리한 구도를 점하려는 주류와 이에 반발하는 비주류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본격 드러나는 모양새다.
19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모인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최경환 원내대표와 정몽준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정 의원이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한·중 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과 함께 중국 출장을 가는 것에 대해 최 원내대표가 불만을 토로한 게 '언쟁'의 계기가 됐다.
최 원내대표는 20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의원 40여명의 중국 출장에 문제를 제기하자 정 의원은 반박 과정에서 최 원내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에게 '언론에 이상한 얘기를 하지 말라'는 식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강하게 반발했고, 양측 간 고성이 오갔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언쟁이 이어지자 의원들은 당 실무자들을 모두 회의장 밖으로 퇴장시켰다. 3선인 최 원내대표와 7선인 정 의원이 당 최고위원과 중진들 앞에서 이처럼 충돌한 것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지방선거와 관련해 청와대와 당내 주류가 특정 후보를 지원한다는 이른바 '박심 논란'에 대한 정 의원의 불만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의 '쓴소리'도 주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대선 공신들에 대한 인사 문제를 신경써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당 지도부 일각에서 난색을 표했고, 이에 김 의원이 "누구 사람이 가는지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맞받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당내 주류 인사들에 대한 불만이 분출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편 당내에서 집단적인 불만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김학용·권성동·김성태 의원 등 새누리당 재선의원 17명은 전날 긴급회동을 갖고 '당내 민주화'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당 지도부가 당내 '조기 전대' 요구에도 불구,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전대 시점을 미룬 데 대한 비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반발 기류에는 당 주류가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구도를 점하기 위해 전대 시점을 늦추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김성태 의원은 "전대가 제 때 치러질 수 없다는 '불가능 입장'을 당 지도부가 미리 결정하고 그 다음에 전대 일정을 잡는 것은 대단히 모순"이라며 "그동안 당을 고의적으로 무책임하게, 안일하게 운영해 온 당 지도체제가 지각전대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전체 250만 새누리당 당원들 앞에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